최근 불어닥친 한파로 국내 골프장도 얼어붙고 만 것일까. 이 달 초 불어닥친 한파와 폭설로 경기도 광주의 N 골프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수도권내 골프장들이 서둘러 휴장을 선택해야 했다.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동면. 하루에 2천만 원에서 4천만 원 가까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탓에 국내 골프장은 지금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골퍼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족이나 동호인 모임 단위로 신년회를 겸한 해외골프투어가 대유행인 가운데 여행업계 관계자는 "태국이나 중국은 물론 일본 미야자키 노선까지 주말예약이 1월말까지 모두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이미 지난 11월까지 골프채 휴대품 반출신고를 한 해외여행객은 8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만명을 배나 넘어섰다. 그러나 시간 여유가 없는 골퍼들에게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최소한 2박 이상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은 국내에서의 라운드가 주는 편리함과 시간 효율성과 비교할 바가 아니기 때문. 겨울철 라운드의 대안으로 제주 만큼 적격인 곳은 없다. 제주 골프 투어의 장점은 주말이나 주중을 이용해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점. 부킹이 쉽지 않은 편이지만 주요 여행사를 통하면 이 또한 쉽게 해결된다. 싱글스항공여행사(www.gobooking.co.kr)는 일요일 출발해 다음날 되돌아오는 1박2일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주중 라운드를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서도 일정을 마련하고 있다. 일요 골프 상품의 경우 56만9천원. 신라호텔 등 제주내 특급 호텔에서의 숙박이 포함되어 있어 짧은 일정 동안에도 편안함까지 챙겨 볼 수 있다. 제주의 골프장들은 까다로워진 골퍼들의 입맛에 맞춰 해외의 주요 골프장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필드 컨디션과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폭설이 필드를 뒤덮을 때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사계절 내내 푸른 잔디를 볼 수 있는 곳 역시 제주의 골프장들이다. 특히 제주 골프장을 대표하고 있는 중문 CC는 제주 남단의 푸른 바다가 필드와 나란히 펼쳐지는 곳. 곳곳에 심어진 야자수가 제주만의 정취를 더하고 아슬아슬한 해안 절벽 너머로 뻗은 수평선이 최상의 해안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CJ나인브리지 골프장은 "별들의 잔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곳. 박세리와 김미현을 비롯해 아니카 소렌스탐 등이 지난 해 이 곳에서 챔피언십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월드컵 기간에는 잉글랜드 팀을 비롯 많은 출전팀 선수들이 필드에서 긴장을 풀고 망중한을 즐겼던 곳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뛰어난 코스 레이 아웃과 필드 컨디션이 매력 포인트. 여기에 식사를 비롯한 리조트 등의 편의시설에서도 해외의 초호화 휴양지를 떠올리게 한다. 골프장 인근에는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덕에 낭만적인 제주 관광도 챙겨볼 수 있다. 글=남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