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성장둔화와 개혁의지 결여로 오는 2010년까지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강의 경제로 발돋움하려는 싸움에서 지고 있다고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경고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EU의 경제적 미래'에 관한 보고서 초안에서 당초 목표대로 2010년까지 미.일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3월 회원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EU집행위의 입장을 정리한 이 보고서는 유럽이 스웨덴과 덴마크 등 비교적 `잘 나가는' 국가와 그리스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 그렇지 못한 나라 등으로 나뉘는 "양층구조"를 띨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내년에 동구 및 옛소련권의 10개국이 EU에 신규가입하면 경제력 격차는 더욱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경제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EU 집행위의 권고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프랑스와 독일 등 몇몇 회원국 정부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EU 순번제 의장국을 맡게 될 그리스의 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는 "전세계가 불황에 처해 있는 지금 우리는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회원국들에 과감한 개혁 추진을 촉구했다. EU 집행위 보고서는 지난 2000년 리스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리스본 전략'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개탄하면서 "이 전략은 이제 결정적인 순간에 와 있다"고주의를 환기시켰다. `리스본 전략'은 2010년까지 완전고용,연구부문 투자 대폭 확대 및 생산성의 획기적 향상 등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복안이었다. 이 보고서는 EU가 "따라가느냐, 이끄느냐를 확실하게 선택해야 할 상황"이라며 올해안에 노동, 상품, 자본시장의 개혁을 완수하라고 회원국들에게 촉구했다. 그렇지않으면 내년에는 회원국 추가 가입과 유럽의회 선거 및 집행위 임기 만료 등이 겹쳐EU의 기능이 마비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오는 2005년까지 역내 근로자의 3분의 2에 일자리를 만들어주려는 당초의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1996년 이후 EU역내에 1천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지만 2010년까지 전체 노동력의 70%를 취업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1천500만개의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지역 경제연구소로 구성된 한 컨소시엄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4분기중 유로권 경제성장률은 1.2%로 작년동기의 1.1%보다 약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