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지난 30년 동안 추진해 온 연구중심 대학원 모델이 중국 상하이(上海)시에 수출된다. 13일 KAIST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는 내년에 상하이시에 설립할 연구중심 대학원의 모델로 KAIST를 선정하고 관련 운영체제를 배우기 위한 대학원 설립추진단 대표를 한국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단에는 상하이에 대학원을 설립할 정양(正陽)주식회사의 첸웨이 사장과 상하이시 난휘지역 대표인 치우쉐궈씨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14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KAIST의 설립 추진과정, 현황, 미래 청사진 및 운영모델 등에 관한 각종 자료를 확보하고 관계자들과 토론도 벌일 계획이다. 대학원 설립추진단 이사인 첸웨이 사장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상하이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연구중심 대학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며 "아시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KAIST의 산.학.연 모델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하이에도 대덕밸리와 비슷한 연구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KAIST와 대덕연구단지간 협력체제도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학기술대는 중국 허페이(合肥)지역에 있는 대표적 이공계 중심대학으로 이번에 상하이시와 손잡고 제2의 대학원을 설립키로 했다. 과학기술대측은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민간 투자로 설립되는 이 대학원을 산.학.연 연구중심대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번 사례에 앞서 지난 90년과 91년 각각 설립된 일본 JAIST와 홍콩 과기대도 KAIST를 모델로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