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순매수 1467억 유입 .. 급등장 불구 '외화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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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13일 급등했다.
그러나 시장의 질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
주가를 끌어올린 장본인이 오로지 프로그램 매수라는 점에서 그렇다.
더구나 현물이 선물에 비해 고평가된 백워데이션상태가 장중 지속돼 향후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언제든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결론이다.
또 16일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에 머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대했던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날 상승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인 셈이다.
◆선물의 장난
이날 프로그램 매수 금액은 1천4백67억원(차익 1천4백5억원,비차익 62억원)을 기록했다.
투기적 세력이 선물시장에 달라붙어 선물가격을 끌어올리면서 프로그램매수가 대량으로 유입됐다.
현물시장에서 개인(8백90억원 순매도)과 외국인(2백억원 순매도)이 내놓은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충분한 양이었다.
동원증권 서동필 주임연구원은 "차익거래만 1천4백억원 이상 유발시킨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는 보합 또는 마이너스 0.1 내외였다"며 "이는 향후 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 상태가 심화될 것이란 예측이 전제에 깔린 것으로 장세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배동일 주임연구원은 "이날 평균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12로 추정된다"며 "베이시스가 이날보다 마이너스 0.2∼0.3 가량 더 나빠지면서 마이너스 0.3∼0.4 수준을 기록하는 순간 이날 들어온 매수차익은 곧바로 매물로 다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깜짝실적은 없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조8천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예상되던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어닝 서프라이즈는 없는 셈이다.
게다가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하향조정했다.
임홍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개선이 올해 1분기중에는 없을 것"이라며 투자의견 조정이유를 설명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영업이익중 1천억∼3천억원 정도가 연말 성과급으로 쓰인 것으로 파악돼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눈치보기 이어질 듯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뚜렷한 호재가 보이지 않고 지수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 외에는 눈길을 끄는 것이 없다"며 "시장참여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해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대화국면이 본격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낙폭이 큰 종목을 분할 매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연구위원은 그러나 "올해 2분기에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치고 환율도 안정되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이상열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