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등의 핵심개발자로 널리 알려진 미국 블리자드사의 빌 로퍼 부사장이 최근 국내 프로게이머들과의 화상인터뷰를 가졌다. 로퍼 부사장은 "블리자드의 게임을 가장 많이 사랑해주는 한국 게이머들과의 대화는 차기작의 개발방향에도 무척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겠다"고 말했다. 그의 요청으로 마련된 이날 인터뷰에는 KPGA랭킹 2위,3위에 올라있는 프로게이머 홍진호 강도경 선수와 "워크래프트3"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임효진 장재영 선수가 참석했다. 로퍼 부사장은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이 유독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를 무척 궁금해했다. 이에대해 선수들은 전략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게임이 조합된 게임성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도경 선수는 "파괴를 하거나 자원을 얻고자 하는 면이 한국인의 욕구를 어느정도 충족시키고 있다.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점 또한 다른 여러 게임에서 드러나 듯 한국인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영 선수는 "강한 경쟁심이나 게임방 등의 인프라가 잘 돼있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로퍼 부사장은 가장 최근 한국에 선보인 "워크래프트3"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에도 귀를 귀울였다. 프로게이머들은 "워3"의 장점으로 게임의 독특한 자원관리시스템,디자인을 꼽았다. 임효진 선수는 "게임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데다 그래픽과 사운드를 비롯한 래더시스템도 맘에 든다"고 말했다. 선호하는 종족을 묻는 질문에 강도경,홍진호 선수는 전략이 독특한 저그를 꼽았고 장재영과 임효진 선수는 각각 오크와 나이트엘프를 지목했다. 게임에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점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강 선수는 "처음에는 스타일에 맞는 유닛을 선택했다. 그러나 프로게이머가 되면서 스타일을 버리고 전략을 바꿔가며 승률이 높은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며 프로게이머의 고민을 내비추기도 했다. 홍 선수는 "유닛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지니기때문에 초반에는 정찰이 주로하고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진다"고 털어놨다. 개발자인 로퍼 부사장은 국내 게이머들의 훈련스타일도 궁금해했다. 특별한 훈련법을 묻자 홍 선수는 "저그를 하고 있지만 다양한 종족으로 연습한다. 예를 들어 다음에 경기할 상대가 테란이라면 스스로 테란이 되어서 저그나 테란의 약점이나 강점을 익힌다. 또 경기때는 체력소모가 많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 선수는 "지하철을 타거나 걸어 다닐 때도 항상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로퍼 부사장을 놀라게 했다. 강 선수는 "팀이 되어서 다른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실력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로퍼 부사장이 희망사항을 묻자 강도경 선수는 "처음에는 큰 중점을 두고 맵을 만든것 같지 않지만 이후에는 마치 자로 잰듯한 맵이 나왔다. 그러나 게이머로서 위치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발휘할 수 있는 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홍 선수는 스타팅포인트가 4군데 있는데 방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제한돼 있다. 지역에 따라 승패가 바뀐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