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clark@kor.ccamatil.com '변화'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뤄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변혁'을 통해 이뤄진다. 여기서 변화란 점진적으로 바뀌는 것을 말하고 변혁이란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과정을 살펴보면 언제나 고위층의 리더가 먼저 기선을 잡게 된다. 위에서 깃발을 흔들며 앞서간다고 조직 구성원들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당분간 안전지대에 머물고 싶어한다. 이것을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한다. 물리학에서 배운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조직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지도자가 변화를 포기하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관성의 법칙이 우세하다는 것을 확신시켜주는 꼴이 된다. 이렇게 되면 향후의 변화는 더욱 어려워진다. 조직원들의 생각에는 '변하지 않고 버티니까 먹혀 들어가더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된다. 조직원들이 저항을 해도 꾸준히 변화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어느 순간 조직원들은 '더 이상은 버틸 수 없겠다'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순간에 갑자기 변하게 된다. 큰 맘먹고 이뤄낸 이런 변화를 변혁이라고 한다. 그래서 조직 변화의 과정을 보면 겉으로는 꾸준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보면 변혁과 정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탈길을 따라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계단을 따라 발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생태학 연구에서도 이미 확인됐다. 생태환경이 변하거나 특정 종이 독점적 우위를 점하게 되면 생물체 내부에 변혁이 일어나는데,그 변화의 양상을 보면 비탈길 모양이 아니라 계단모양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것을 생물학에서는 단속평형이론(斷續平衡理論)이라고 부른다. 생태계의 법칙이 조직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보면 조직도 분명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환경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것이 생물체지만 적응에는 약간의 시차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리더는 외롭다. 항상 생각이 앞서가야 하고,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서 돌아보면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앞선 생각을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어느 순간 변혁이 일어난다. 그때까지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변화의 고삐는 늦추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