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0여社 '주인 찾아주기' .. 채권단이 대주주인 워크아웃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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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구조조정 기업 주인 찾아주는 해.'
새한 남선알미늄 범양상선 신원 등 구조조정을 거친 20여개 기업이 올해 안에 대부분 새 주인을 찾게 될 전망이다.
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업체 등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작년말로 사실상 일단락한 만큼 올해부터는 지분매각을 통한 '주인 찾아주기'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최근 "지금까지는 출자전환 등을 통해 부실기업의 회생에 주력했다면 금년은 이들 기업의 채권단 지분을 매각해 주인을 찾아주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올해 20여개사 주인 찾는다
지난 2∼3년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으로 채권단이 대주주가 된 구조조정 기업중 올해 안에 경영권 매각이 추진될 회사는 대략 20여개사.
그 중엔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범양상선 등 경영권 향방에 따라선 업계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굵직굵직한 회사들도 포함돼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한 것은 기업들을 회생시키기 위한 응급수단이었다"며 "채권단은 궁극적으로 출자전환한 지분을 조기 매각해 채권을 최대한 회수한다는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채권단이 구조조정 기업들의 경영권 매각을 본격화하면 국내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이 크게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전(前) 현대 계열사 지분매각 관심
작년말 감자 및 채권단의 추가 출자전환 등이 확정된 하이닉스는 올해안에 국내외 조기매각을 적극 추진한다는게 채권단 방침이다.
지난해초 미국 마이크론에 매각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뒤 소강상태인 하이닉스의 매각은 반도체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출자전환으로 채권단이 70% 이상의 절대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건설도 원매자만 나서면 언제든지 판다는게 채권단 계획이다.
그러나 워낙 덩치가 크기 때문에 올해 안에 새 주인을 찾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석유화학은 작년말 입찰에서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롯데 계열)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다.
전 현대 계열사들은 대부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매각협상을 주관하고 있다.
◆ 새한.남선알미늄.미주제강 등도 매각 대상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30개 이상 금융사들이 약 7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새한은 올 하반기부터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두 차례에 걸쳐 약 8천억원의 채무재조정을 마친 상태다.
또 지난해말 워크아웃 자율추진 기업으로 전환된 남선알미늄은 판재.가정용품 사업부를 이미 매각했으며 주력사업인 건재사업에 대한 매각작업도 조만간 추진된다.
패션의류업체인 신원은 작년말 입찰매각이 무산된 후 올 상반기중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재개된다.
고합은 현재 코오롱과 효성에 나일론필름 당진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등 공장별 분할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
미주제강의 경우 작년말 매각 입찰에서 동부스틸 FBH 리딩투자증권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채권단은 최종 가격협상을 거쳐 다음달중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을 비롯 22개 금융기관들이 모두 64.88%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지난해말 국제입찰을 통한 매각을 추진했던 범양상선 채권단은 해운경기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로 매각 계획을 늦춘 상태다.
이밖에 쌍용자동차 신동방 KP케미칼 신호제지 신호유화 한창 등에 대한 채권단 지분매각도 올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차병석.조재길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