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열 우려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주상복합아파트의 거품이 급속히 빠지고 있다. 분양권 프리미엄이 급락하면서 일부에서는 분양가 수준의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매물 자체도 급격히 늘어나 '주상복합 전성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 주상복합 매수세 '실종'=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수십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지난달까지 수천만원에서 1억원을 넘는 분양권 프리미엄을 형성했으나 최근 급매물이 속속 나오며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청약 당시 1만명 이상의 청약자가 몰려 3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용산LG에클라트는 지난달까지 대부분 평형에 3천만~4천만원 이상의 분양권프리미엄이 붙었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평형별로 1천만원 가량 가격이 하락했으며 최근에는 분양권프리미엄이 전혀 붙지 않은 매물까지 나오고 있다. 11월 청약 당시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초동 '더 #'도 분양권 프리미엄이 전혀 붙지 않아 거래가 완전히 끊긴 상태이다.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일에 달했던 잠실 롯데캐슬골드도 새해들어 평형별로 1천만~5천만원씩 가격이 빠지고 있으며 현대 하이페리온Ⅱ도 주요 평형인 56평형이 지난달 형성됐던 프리미엄의 절반 수준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목동 현대41타워샘부동산 관계자는 "올들어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없는 실정"이라며 "그동안 지나치게 높았던 분양권 프리미엄의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투기매매.높은 분양가가 원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상복합아파트의 이같은'거품 붕괴'에 대해 투기적 매매와 수요를 무시한 공급, 높은 분양가 등의 문제가터져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가 아닌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몰려들면서 수십대 일, 수백대일의 청약경쟁률을 보였지만 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사라지자 투자자들이 한꺼번에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분양된 서초동 트라팰리스의 경우 청약경쟁률은 87대 1을 기록했지만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로 인해 프리미엄이 붙지 않자 실계약이 제대로 이뤄지지않아 일부 로열층까지 미계약 상태로 남아있다. 부동산정보사이트 스피드뱅크에 올라온 매물 자료에 따르면 삼성 타워팰리스 1차는 지난달초 169개의 매물이 현재 318개로, 현대 하이페리온Ⅱ는 297개가 587개로두배로 늘어난 상태이다. 여기에 건설업체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실수요가 제한돼 있는 대형 평형 위주로 주택을 공급한 것도 수급 불균형을 불러온 것으로 여겨진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에서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 927가구중 40평형 이상은 767가구, 83%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 동시분양에서 나온 강남지역 공급물량도 72%가 40평형 이상이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지난해 하반기 투기수요가 몰리며 주상복합 열기가 일었지만 최근들어 거품이 빠지고 있는데다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의 특성상 수요층이 한정돼 있어 올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