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잘 모르고 있지만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다. 이를 말버릇이라고 한다. 말버릇은 단순한 버릇이라기 보다는 내면에 잠재해 있는 감정이 말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말버릇에는 그 사람의 현재 마음상태,즉 말의 핵심내용보다도 더 중요한 본심이 숨겨져 있다. 일본의 교육학자인 오하라 케이코가 쓴 "말버릇이 성공을 좌우한다"(박순규 옮김,도서출판 홍,9천원)는 무의식 속에서 내뱉어 지는 말버릇들의 숨은 뜻을 밝혀 놓은 책이다. 저자는 말버릇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면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성향,심리,감정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 말버릇에 잘 대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 중에는 "자네에게 맡기겠네"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배짱 두둑한 리더의 기질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자네에게 맡기겠네"는 무척이나 섬세하며 세세한 일에까지 신경을 쓰는 사람들에게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따라서 유능한 부하는 이 말을 "자네에게 이 일을 맡기겠지만 그때 그때 보고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네.물론 자네를 굳게 믿고 있으니 보고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일들에 있어서는 성심껏 최선을 다해보게"라는 말로 해석한다. 반면 무능한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처리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말버릇을 주의깊게 관찰하면 자신에 대해 되돌아 보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만약 자신이 "틀림 없이 ~라고 생각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면 당신은 자신의 가치관을 맹신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가치관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입시키려고 한다. 저자는 대화 속에서 이 말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쓸데없이 고집이 센 사람,혹은 자신의 잣대로밖에 세상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지적한다. "저는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만"라는 식의 부드러운 말투로 조언을 해 상대방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더 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