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 정무분과 윤성식 위원은 지난 99년 여름 뉴질랜드를 찾았다. 뉴질랜드식 정부개혁의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1년간 오클랜드대학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하며 관련 서적을 독파한 뒤 그가 내린 결론은 "역시 한국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귀국 후 2년 만인 지난해 8월 정부개혁에 대한 그의 구상을 총정리, 한 권의 책(정부개혁의 비전과 전략.2002년)으로 엮어냈다. 그는 행정개혁의 핵심과제로 '책임관료제'와 '순환보직제 폐지'를 제시했다. "우리 정부시스템은 무언가 잘못이 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를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순환보직으로 계속 도니까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뉴질랜드에서 장관과 차관급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성과계약제에 대해선 "취지는 도입해 볼 만하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윤 위원은 "예산과 회계제도 개혁이 정부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최근 선진국 예산개혁의 교훈.97년). △각 부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예산.회계제도 구축 △국가시행 사업에 대해 책임자를 명시하는 책임예산제도 도입 △국민의 의사를 수렴해 예산을 편성하는 참여예산제도 도입 등이 그가 제시하는 개혁방안들이다(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예산.회계제도 혁신.2002년). 윤 위원은 그러나 부패척결의 주타깃이 공무원이 돼선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부패척결을 위해서는 부패의 진원지인 민간부문에 초점을 맞춰 근원부터 차단해야 한다"며 오히려 화살을 민간에 돌리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투명회계와 바람직한 지배구조가 구축된 시장이 존재할 때 민영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은 국가기간산업을 해외매각할 때 정부가 지분을 일부 확보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윤 위원은 민주당 국민경선 직후인 지난해 5월 지인의 소개로 노무현 캠프에 합류했다. ----------------------------------------------------------------- 약력 1953년생 광주일고(71년) 고려대 행정학과(75년) 미국 오하이오대 경제학 학사.일리노이대 회계학 석사.UC버클리대 경영학 박사(87년) 고려대 정경대 행정학과 교수(92년~현재)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정치행정위원(2001년~현재) 주요 논문 효율적인 정부와 민주주의(92년) 감사의 독립성과 적정 감사인의 규모(94년) 최근 선진국 예산개혁의 교훈(97년) 예산의 효과성과 효율성(2000년) 공공부문과 자본시장(2001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예산.회계제도 혁신(2002년) 주요 저서 공기업론(박영사.94년) 재무행정원론(학현사.95년) 정부회계(법문사.98년) 공공재무관리(법문사.2002년) 정부개혁의 비전과 전략(2002년) 예산론(2003년)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