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올들어서만 3천2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팔고 외국인은 사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시장을 보는 포인트는 국내증권사가 외국계나 크게 다르지 않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정학적 리스크며 또 다른 하나는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방향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북핵문제가 핵심이다. 민감한 사안이지만,결국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국계 증권사는 이 문제에 대해 겉으론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신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목표 종합주가지수를 하향조정하는 등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은 내비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펀더멘털에 대해 더 신경을 쓴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진 않지만 순매수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단기 악재보다는 펀더멘털에 충실한 우량주 고르기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에 대한 시각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중의 하나가 불확실성이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분명한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15일 UBS워버그가 낸 한국증시 전망이란 보고서에서도 북핵위기는 거의 언급돼 있지 않다.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이란 전제가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차기정부에 대해선 시각차가 뚜렷하다. CLSA증권은 차기정부의 친노동자,반재벌정책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혁을 가속화하는데 친노동자정책이 장애물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반면 SSB증권은 차기정부가 급격한 재벌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세제개편도 증시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SB증권은 오히려 신정부는 경기확장정책을 펼쳐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각기 다른 기대수준 외국계 증권사가 바라보는 지수 전망은 큰 편차를 드러낸다.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1천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는 곳이 있는가 하면 800대에 머물 것으로 보는 회사도 있다. 이같은 차이는 펀더멘털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된다. CLSA는 기업의 이익증가율 감소와 소비위축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UBS워버그는 1분기중 소비경기의 '연착륙'이 나타난 뒤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2분기부터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낮은 실업률과 양호한 기업의 현금흐름,확대지향적 세제정책 등이 소비지출을 늘리는 동시에 채권 수익률과 은행 이자율이 연중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둔화 △이익전망의 신뢰도 △국내 자산배분 등이 시장우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뜻이다. ◆변수는 환율과 유가 펀더멘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환율과 유가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당장 무역수지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유가상태가 지속될 경우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외국인은 현 환율수준까지는 한국기업이 버텨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그러나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고유가상태가 이어질 경우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