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인수위의 활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인수위가 최근 정책현안을 놓고 잇달아 정부와 마찰음을 내자 인수위에 신중한 행보를 주문하는 고언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주류 중진인 조순형 의원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가 정권인수라는 당초 취지에서 일탈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당초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인식 공유가 없이 출발한 것 같다"고 노 당선자와 인수위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부와 사사건건 부딪쳐 혼란을 야기해선 안된다"며 "정부 업무를 파악해 당선자에게 보고하는 선에서 그쳐야지,모든 정책을 결정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약도 지금 실행 여부를 다 결정할 게 아니라 노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이후 당과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면 되는 것"이라고 거듭 인수위 행태를 비판했다. 노 당선자에 대해서도 조 의원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은 당선 이후 워싱턴에 세 차례밖에 가지 않았다"며 "노 당선자는 조용히 국정 운영 구상을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언론사 과징금 취소에 대해 노 당선자가 직접 나선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노 당선자가 정부부처에 예산 타령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정부부처가 얘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얘기를 못하게 하는 것은 '토론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도 "인수위가 중심을 잡지 못하다 보니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당초 민주당 의원들의 인수위 참여를 노 당선자에게 건의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고 가세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