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마셜 <피치社 전무>-김창록 <국제금융센터 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의 새 정부는 기업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시장과 제도 정책 등에 주력하길 기대한다. 우린 그런 국가의 신용등급을 더 높이 평가한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사의 데이비드 마샬 전무는 16일 김창록 국제금융센터 소장과 북한 핵 문제, 새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을 놓고 가진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샬 전무는 이날 국제금융센터가 은행연합회 전경련과 공동 개최한 '국제신용등급 상향전략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
▲ 김 소장 =최근 무디스는 북한 핵 문제로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의 입장은 어떤가.
북한 핵 문제 때문에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지연될 수 있나.
▲ 마셜 전무 =지난달 이후 예측 불가능한 사태 전개가 지난 수년간의 수준에 비해 한국에서의 전쟁위험을 높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피치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또는 전망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북한 핵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만약 현재 수준보다 긴장이 현저히 고조될 경우 피치는 이것이 한국의 신인도에 미치는 의미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 김 소장 =한국에선 새 정부가 곧 출범하게 된다.
한국 신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 마셜 전무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경제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구조조정과 시장제도의 지속적 발전 등을 통해 민간 분야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피치는 강한 민간 기업이 나오는데 적합한 시장과 제도 정책 규제환경을 마련하는 정부를 더 높게 평가할 것이다.
▲ 김 소장 =새 정부가 국가 신용등급 상향을 위해 중점을 둬야 할 점이 있다면.
▲ 마셜 전무 =한국은 이제 상향 조정된 신용 등급에 부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향후 신용등급 조정시 피치가 검토할 사항은 북한 상황 이외에 은행민영화 진척,소비자 신용대출 증가와 이와 관련된 거시경제적 위험의 적절한 관리, 기업 지배구조 발전을 포함한 기업부문 건전성 등이다.
▲ 김 소장 =한국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다.
이로 인해 신용평가 항목에 변화가 있었나.
▲ 마셜 전무 =그렇다.
아시아 경제위기, 특히 한국의 사례에서 얻은 교훈은 국가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정부의 채무 수준만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민간부문의 외채 만기와 규모 등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
▲ 김 소장 =국가신용등급 상승폭에 비춰볼 때 한국의 시중은행은 기대보다 덜 상승했다는 견해가 있다.
▲ 마셜 전무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BBB권에 있고 아직 A등급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하지만 등급상향을 위해서는 정부지원 없이도 독자적으로 재무건전성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는 걸 보여야 한다.
▲ 김 소장 =기업 신용평가에 있어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한국기업들이 다른 나라 업체에 비해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 마셜 전무 =모든 나라에 있어서 피치는 채무상환과 이자지급에 대비한 현금유입의 규모와 안정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관심사는 외환위험, 산업정책에 대한 정부와 산업은행의 영향,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의지, 여타 아시아 개도국과의 경쟁력, 노동 문제 등이다.
-----------------------------------------------------------------
[ 대담자 약력 ]
김창록 국제금융센터 소장
서울대 상과대학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석사
13회 행시
OECD 대표부 재경관
재경부 경제협력국장
재경부 외환관리정보개발지원단장
데이비드 마샬 피치사 전무
영국 옥스퍼드대 동양학과 졸업
IBCA 애널리스트(유럽.일본 은행 전담)
피치IBCA 아태지역 금융기관 평가 책임자
피치사 홍콩법인 대표 겸 본사 전무(현직)
정리=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