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5일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경제의 회복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제조·고용 등 대부분 분야의 회복속도가 2개월전에 비해 빨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간 8차례 발표되는 베이지북은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의 경기 분석내용을 종합한 보고서로,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이달초까지의 상황이 담겨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도 이날 "미 경제가 긴 침체의 늪에서 탈출했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소비·제조·고용 모두 부진=베이지북은 "미 경제 상황이 이전 조사(지난해 11월27일 발표)때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지난번 조사때보다 오히려 위축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본격적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베이지북은 특히 연말연시 매출이 기껏해야 지난해 수준이거나,그보다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미 경제의 핵심인 소비가 상당히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대적 세일공세에도 불구,자동차를 제외한 지난해 12월의 소매판매는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제조부문 역시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고용시장 한파도 여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지북은 금융을 제외한 서비스분야도 회복세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반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물가오름세는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의 경우 주택판매와 거주용 건축은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상업용부동산은 침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지북 발표의 영향으로 이날 다우 등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침체탈출 진단 시기상조=NBER도 이날 '1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침체탈출 선언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생산부문이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고용부문은 여전히 침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NBER는 경기진단과 관련,"회복과 침체지속 여부를 판단하려면 향후 수개월간의 동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NBER는 통상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위축될 경우 '침체'로 규정하는 경제전문가들과 달리 '수개월간 지속되는 경제전반의 현저한 부진'을 침체로 정의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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