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숨결따라 다시 밟는 '우리 땅 우리 강산'..소설 '대동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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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실학자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조선 8도를 최소한 세 번은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두산에만 열일곱번이나 등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같은 그의 행적을 볼 때 대동여지도는 그에게 단순한 지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호의 삶과 이력을 통해 '우리 땅'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장편소설 '대동여지도'(정소성 지음,시와사회,전5권,각권 8천5백원)가 나왔다.
소설은 김정호의 1차 답사를 따라가는 형식으로 기술돼 있다.
김정호가 한양을 출발해서 압록강 백두산 등 전국의 명산들과 멀리 제주도까지 직접 둘러보고 다시 한양으로 돌아오기까지 2년 반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김정호는 황해도 은율에서 김바우라는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당시로선 부자였던 아버지 덕택에 김정호는 양반계급이 아니었음에도 학문을 배울 수 있었다.
어느 날 청나라의 한 여인이 황해 바다에서 표류하다 구조되는데 그녀는 놀랍게도 조선반도와 일본열도의 모습이 상세히 그려져 있는 지도를 갖고 있었다.
이 지도는 서양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때부터 김정호는 지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도 제작을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민중들과 고락을 함께 나눈다.
책은 당시 민중들의 생활상과 함께 조선에 불기 시작한 '실사구시'의 학문인 실학의 의미도 보여준다.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최한기 등 실학자들의 사상과 김정호의 지도 제작이 궁극적으론 백성을 위한다는 점에서 뿌리가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관노 해방으로 불붙기 시작한 조선사회 신분제도의 붕괴도 저자는 실감나게 표현해 낸다.
저자도 김정호와 마찬가지로 집필을 위해 한반도 남녘 구석구석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다리품을 팔았다.
또 이번 소설을 쓰면서 일체의 외국여행을 중단해 버렸다.
직접 우리 국토를 돌아본 결과 너무나 아름다운 곳들을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1944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저자는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문과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창작집으로 '아테네 가는 배''타인의 시선' 등을 냈다.
장편소설 '천년을 내리는 눈''두 아내' 등과 수필집 '영원한 이별은 없다'가 있다.
동인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월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