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공회의소의 윌라드 워크맨 국제담당 부회장은 지난 16일 "한국의 반미감정은 주로 젊은층에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이라며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그들에게 미국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크맨 부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미 재계는 한국상황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 상공회의소는 미국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가장 큰 경제단체로 19일부터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재계회의의 미국측 파트너이기도 하다. -한국의 반미감정에 대한 미국 기업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미 감정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61세 이상에선 91%가 미국을 동맹국 또는 우호국으로 생각하는 반면 35세 이하에선 75%가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나 기업인들은 한국의 젊은층에게 미국의 실상을 알리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 미국이 어떤 나라이고 미국 기업들은 국제 비즈니스를 어떻게 하는지 스스로 설명해야 한다." -미국 기업들이 반미감정 때문에 투자 및 무역을 줄이거나 보류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은데.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무역파트너라는 점은 분명하고 전혀 변하지 않았다. IMF외환위기 이후 5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는 꾸준히 늘었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보면 양국간 무역 거래는 더 커질 것이다. 한국기업은 미국기업의 동반자이면서 경쟁자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할 뿐이다. 크게 우려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재계회의에 앞서 한국언론에 보도된 공동성명 초안을 보면 미국 재계가 한국의 반미감정을 우려하는 강한 어조를 전달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언론에 보도된 초안은 양국의 실무자들이 미리 만든 초보적인 단계의 자료일 뿐이다. 파트너인 미 상공회의소의 동의를 받지도 않았다. 양국 기업인들이 하와이 회의를 마치고 동의해야만 발표할 수 있는 성격이다. 게다가 '반미 감정이 허용돼서는 안된다'는 투의 표현은 한국 관계자들이 먼저 제기한 것으로 안다." -최종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갈 것으로 보는가. "이번 보도 때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모르겠다. 그것은 전적으로 회원사 기업인들이 결정할 몫이다. 한·미재계회의는 양국의 기업인들이 함께 추진할 공동프로그램을 정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양국 기업인들이 서로를 위하거나 또는 양국 정부를 상대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US스틸의 아처 회장이 이번 한·미재계회의 미국 대표에서 물러나고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이 새로 맡게 되는 것도 주요 의제다. 반미감정이 주요 이슈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