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열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핵심 경제부처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등의 '경제현안 종합보고' 회의에 관가(官街)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박승 한국은행 총재,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 네 명이 보고자로 참석해 △부동산 대책 △가계대출 및 신용불량자 대책 △최근 경제동향 △물가안정 및 설 대책 △통화정책 방향 △미·일·중 경제동향 등 모두 6개 주제에 대해 토론식으로 보고할 예정이다. 이 중 가계대출 문제에 대해 노 당선자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관련 부처간 '시각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토론 방향이 주목된다. 노 당선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대책으로 인해 많은 서민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억제정책을 완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반면 이들 부처에서는 가계대출 급증세의 고삐를 막 잡은 상태에서 다시 풀어줄 경우 정책 혼선에 따른 부작용이 커질 것으로 우려,우수 신용등급자에 대해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는 식의 '미조정'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미묘한 현안에 대해 소관부처 장관들이 어떤 논리로 노 당선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이날 보고회의의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토론식으로 열릴 이날 보고회의에 배정된 시간은 총 1시간 30분이다. 경제현안 보고에 30분,토론 50분,토론결과 정리에 10분이 각각 배정된다. 토론 과정에서 참석자들의 소관분야 업무파악 정도와 언변,논리력이 그대로 드러나게 돼있는 만큼 참석자들은 적지 않은 긴장감 속에서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의 스타일도 관심거리다. '전 핏대'라는 별명의 전 부총리와 '자물쇠형'의 이 위원장,'박식다변(博識多辯)형'의 박 총재,'노련한 인터뷰어'인 김 원장이 '토론 공화국'을 지향하는 '달변가' 노 당선자와 만나 민감한 쟁점사항을 어떻게 정리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