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각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으나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니컬러스 크리스토프가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 취재진과 함께 서울에서 노 당선자를 인터뷰한 크리스토프는 16일자 칼럼에서 미국을 바라보는 노 당선자의 시각과 남북관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등에 대한 그의 견해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한국의 새 대통령에 대해 우리가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크리스토프는 그러나 한국의 일부 계층에서 반미감정과 주한미군에 대한 적대감이 엄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우리가 우려할 것은 한반도의 다른 모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프는 노 당선자가 인터뷰 중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멋진(cool) 사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호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영어로 "냉정한"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 이 용어를 그런 의미로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노 당선자는 "노, 노, 노(NO, no, no), 멋있고, 재미있고, 훌륭하고, 매력있고, 유쾌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고 크리스토프는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노 당선자가 신뢰에 입각한 대화 추구의 원칙을 재차 강조했으며 김 위원장도 상대가 신뢰를 보이면 진실한 태도로 응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는 "대책없이 순진한 생각"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프는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노 당선자 자신도 김 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신뢰의 언사들을 믿지 않고 있을 지 모른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됐다"고밝히고 "그것은 평양에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 당선자의 이런 노력을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axis of evil)'에 대비되는 `포용의 축(axis of engagement)'를 형성해 김 위원장을 달래고 대화를 시작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크리스토프는 "누군가 김 위원장과 대화를 해야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책임을회피하고 있고 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 당선자의 이런 정책은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당선자의 시험은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도 개선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노 당선자는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에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국 학생들로부터 얻고 있는 신뢰를 감안할 때 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프는 그러나 한 미군 병사가 대학생들로부터 사실상 납치됐던 사건을들며 "한미 군사관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미군이 한국에 남기를 바라지만 한국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그들을 보호해줄 수는 없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한국의 배은망덕자들이 지하철에서주한미군을 폭행할 수 있도록 3만7천명의 병사들을 유지하는 데 연간 30억달러를 쓸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