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30분. 정동극장 팝콘하우스 3층의 로비 유리창 넘어로 보이는 주차장에 god 멤버들이 탄 하얀색 밴이 들어오는 순간 한지연양(수원 숙지중학교 2학년)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됐다. 5명의 god 멤버들이 구름같이 몰린 군중들 사이를 빠져 로비로 올라오는 순간, 한양은 순간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잠시후 휴게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장 먼저 나온 사람은 몸통은 노랗고 소매는 줄무늬 흰색인 반팔티 차림의 손호영씨였다. "네가 지연이구나. 반가워"라며 다정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자 한양은 이내 '함박 웃음'을 지었다. '우유천사'로 불리기도 하는 손씨를 비롯 1ℓ크기 팩의 우유를 익살스럽게 한꺼번에 들이켜는 광고로 유명한 god. 키가 작아 아침 저녁으로 우유를 먹고 있다는 한지연양. god의 '백일간의 콘서트'가 열리는 팝콘하우스에서 이들은 30여분 동안 '깜짝 데이트'를 가졌다. 우유같이 담백하고 순수한 이들의 대화는 1월 중순의 쌀쌀한 날씨 마저도 녹여 버리는 훈훈함으로 가득했다. ---------------------------------------------------------------- 준영 =우와 진짜 중학교 2학년 맞아? 너무 작고 인형 같다. 지연 =(얼굴이 빨개지면서) 저도 그게 걱정이에요. god 오빠들은 어떻게 이렇게 모두 키가 크시죠? 태우 =저는 유치원때부터 꾸준히 우유를 마셨어요. 그래서 키가 컸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우유 때문에 키가 크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랬던 것 같고요. 지연 =키 크는 비법이 뭘까요? 계상 =글쎄요. 유전적인 문제도 있지만 음식 조절에 따라서 키가 클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리고 우유를 많이 먹으면 태우처럼 키가 크지 않을까요? 데니 =저는 솔직히 우유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근데 우유를 먹으면 키가 크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운동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호영 =어렸을 때에는 수면 시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새벽까지 잠을 안잔다거나 하면 키가 안 크거든요. 지연 =전 아침 저녁으로 엄마가 우유를 주세요. 나름대로 많이 먹는데... 오빠들은 하루중에 언제 드세요? 계상.호영.태우 =요즘은 콘서트 끝나고 우유를 마십니다. 운동이 끝나고 우유를 마시는 것처럼 콘서트 후에 마시는 우유는 건강에 좋고 피로 회복에도 효과가 있는거 같아요. 데니 =매일마다 마시는 건 아니지만, 먹을 땐 딸기 우유를 가장 좋아해요. 지연 =god 오빠는 키 큰 여자를 좋아하세요? 모두 다 =특별히 키가 큰 여자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하는 기준은 없어요. 준영 =지연인 귀엽게 생겨서 친구들한테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지연 =아니에요. 우리반 남학생들은 너무 어려서 대화가 잘 안돼요. god 오빠들은 사귈 때 여자의 나이가 위 아래로 몇살까지 괜찮다고 생각해요? 준형 =나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나와 생각하는게 맞는다면 나이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연 =전 개인적으로 10살까진 괜찮다고 생각해요. 데니 =위 아래로 띠동갑만 넘지 않으면 되죠. 하 하 하! 농담이고요. 특별히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계상 =글쎄요. 그 사람의 생각이 중요한 거지, 나이가 뭐 중요한가요? 호영 =위 아래로 다섯살 정도?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보진 않았는데요. 너무 차이가 많이 나면 세대차이가 나지 않을까요? 하지만 뭐 사랑하면 나이가 무슨 문제겠어요. 태우 =위로는 1~2살, 아래로는 4살 정도? 이렇게 딱 정해 놓은 건 아니고요. 그냥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지연 =제 나이때 god 오빠들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준형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대학교때까지도요. 그러다가 우연히 한국에 와서 지금의 god가 되었죠. 데니 =중학교 때까지는 정말 얌전한 학생이었고요. 그렇지만 음악을 좋아했었어요. 고등학교에 가면서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고 가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요. 지연 =저도 가끔 집에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오빠들 노래에 맞춰 춤도 추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 나가는 건 수줍음을 많이 타 꿈도 못 꿔요. 호영 =저도 얌전하고 소극적인 학생이었지만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어요. 사람의 성격은 크면서 많이 바뀌거든요. 계상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하기도 했었거든요. 태우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았어요. 학교 무슨 대회나 장기자랑이 있으면 꼭 참여를 했었고요. 그러다가 데모 테이프 만들어서 보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서 god 멤버로 된 거예요. 뜻이 있는 곳에는 항상 길이 있는 것 같아요. 지연 =전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올해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반 친구들하고도 더욱 친해질 작정이에요. 정리=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