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부인이 모두 뉴욕 증권업계에 근무하는 부부가 내부자거래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일을 계기로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부부들의 직업과 관련된 도덕심과 '베개이야기'에 대한 수사상의 어려움이 월가의 화젯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19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헤지펀드인 SAC캐피털의 증권거래인 마이클 지머만과 리먼브러더스의 인터넷산업분석가 홀리 베커부부를 내부자거래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혐의내용은 2년반 전 리먼브러더스에서 아마존닷컴에 대한 부정적인 조사보고서가 나오고 부인 베커가 아마존 주식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기 직전에 남편지머만의 SAC가 아마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했었다는 것. 베커는 당시 권위를 인정받는 스타 인터넷산업 분석가였다. 이해당사자들은 이번 조사와 관련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컬럼비아법대의 존 커피 교수는 SEC가 2년 전에 부부나 가족은 배우자나 가족의 일원으로부터 내부정보를 들었을 때 들은 얘기를 전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만들었었다고 말했다. 말을 꺼낸 가족의 일원이 "이 얘기를 절대 남에게 하지 말라"라는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말을 옮기거나 그 정보를 이용해 증권거래를 하면 법을위반한 것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베개 이야기'를 본인들이 부인하면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화나 e-메일 처럼 추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증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남편이 SAC캐피털에 근무하는 월가의 한 여성 산업분석가는 "월가 도처에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활용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활용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