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7일 퇴임하는 송진훈 대법관 후임 인선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기존 대법관 인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일선 판사들의 글이 잇따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오르고 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박상훈 전주지법 정읍지원장(사시 26회)은 '대법관 선임에 관한 구성원의 의견 개진은 바람직한가'라는 글을 통해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입법부(국회의원), 행정부(대통령)와는 달리 사법부는 국민에 의한 직접 선출의 기회가 없다"며 "사법부 내외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박 지원장은 또 "대법원은 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돼야 한다"며 "이번 대법관 선임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진보성'으로서 여성 대법관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구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사시 33회)도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은 사법권 독립에 기여한 측면도 있지만 오히려 사법 관료화를 촉진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기수별 그룹화·서열화 등은 법원 스스로 '살아 있는 정의'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진경 서울지법 판사(사시 27회) 역시 '최근의 대법관 추천과 관련한 논의에 부쳐'라는 글에서 "대법관 추천시 사법부 구성원을 비롯한 더욱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인물로 구성된 비공개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문흥수 서울지법 부장판사(사시 21회), 한기택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사시 23회), 문형배 판사(사시 28회)도 대법관 선임과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법관 인사제도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바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