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조흥은행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매각업무를 담당했던 담당 이사와 실무팀장을 전격 교체해 그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21일 인사발령을 통해 은행과 보험회사 매각을 담당해온 박승희 이사의 업무를 금융기관들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업무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 조흥은행 매각 실무를 맡았던 정리기획부 김정태 팀장을 총무부 실장급으로 승진 발령했다. 금융계에서는 조흥은행 매각을 위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담당자들을 경질한 것은 이례적이며 매각기류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담당자를 교체하는 것은 큰 잘못이 있거나 상부와의 마찰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그동안 대한생명과 서울은행 등 대형 금융사 매각 업무를 무난히 처리하고 조흥은행 매각의 실무책임자 역할을 해왔다. 박 이사는 특히 '조흥은행 매각은 지금이 적기'라며 매각 반대론자들을 설득해 왔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매각 연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또 공자위 내에서 최근 '조흥은행의 가치를 제3기관이 재평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데 대해서도 매각 연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전철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역시 "23일 공자위 전체회의에서 조흥은행 매각우선협상대상자가 반드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예보는 "향후 예보의 본질적 기능인 금융기관에 대한 리스크관리 업무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박 이사에게 그 업무를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태 팀장은 대구지방사무소장으로 승진시킨 것이며 조흥은행 매각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예보는 조흥은행 매각도 일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흥은행 동우회는 23일께 '조흥은행을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것은 외국계 펀드의 간접지배를 초래해 금융산업 발전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유병연.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