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 정계의 세대 교체를 상징했던 것처럼 일부 대기업 4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미 재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40대 CEO들은 미국인들에게 희망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 생존시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고 록음악을 들으며 컸다.


또 컴퓨터를 직접 사용할 줄 아는 첫 세대로서 기업의 총수자리에 오른 선두 주자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이들은 경영자로서도 60대 선배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며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47),칼리 피오리나 HP 회장(48),마이클 D 카펠라스 월드컴 회장(48),밥 에커트 마텔 회장(48),폴 프레슬러 갭 회장(47) 등을 대표주자로 꼽았다.


◆거창한 목표는 필요 없다=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의 에커트 회장은 주가 상승에 매달렸던 60대의 질 바라드 전 회장과 확연히 구분된다.


자주 주가를 들먹였던 바라드 전 회장과는 달리 목표 수익과 주가 얘기는 종업원들 앞에서 꺼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는 취임 2년 만에 마텔의 영업이익을 두배나 끌어올렸다.


P&G의 A G 래플리 회장도 마찬가지다.


제약분야와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주력했던 전 회장과는 정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다.


그는 P&G제품 중 시장영향력이 큰 10개 제품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택해 생활용품 세계 1위자리를 굳건히 했다.


◆형식적 모임과 회의는 노(NO)=이멜트 GE 회장은 형식적인 보고와 질문으로 일관한 후 고급식당에서 공짜점심을 즐겼던 이사회를 1백80도 바꿔놨다.


이사들은 1백% 이사회에 참석해야 하며 소위 '거마비'도 없어졌다.


◆겸손과 카리스마의 적절한 구사=취임 초기 유명세를 즐긴다는 비난을 들었던 피오리나 HP 회장은 컴팩과의 합병과정에서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카리스마를 발휘,창업자 가족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합병 이후에는 대량해고 문제를 진두지휘하면서 종업원들을 만나면 "(해고에서)살아남은 당신은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라는 칭찬과 함께 협조도 부탁하고 있다.


◆지위에 구애받지 않는다=이멜트 GE 회장은 틈만 나면 직원들과 대화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본사와 거리가 먼 계열사 현장도 불시에 방문,"경영자가 모든 일을 알 수는 없다"며 직원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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