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맹동면의 부랑아.장애인 수용시설인 꽃동네는 횡령의혹을 받고 있는 오웅진(57) 신부가 1976년 설립했다. 오 신부는 당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밥 동냥을 해 병든 다른 거지를 돕는 최귀동(90년 타계)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고 맹동면 무극리에 `사랑의 집'을 지어 이들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오 신부는 이후 부랑인과 장애인 등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해 시설을 확장한 뒤 맹동면 인곡리로 옮겨와 정부의 지원과 후원금으로 현재의 꽃동네를 일궜다. 또 1981년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후원회원 모집, 1992년에 경기도 가평군에꽃동네를 설립했고 1998년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를 세워 오 신부가 초대 총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꽃동네는 4천여명의 부랑인, 장애인들이 수용돼 있는 국내 최대의 사회 복지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오 신부는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1987년 동아일보 인촌상, 1991년 국민훈장,동백장, 1996년 자랑스런 충북도민상과 막사이사이상, 올해 유일한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오 신부가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고 꽃동네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일부의 지적이 나오는 등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그동안 설(說)로만 그쳤을 뿐 뚜렷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다 이번에 검찰의 내사를 받게 됐다. 또 지난해 6.3지방선거 때 수용자들의 부재자 투표가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꽃동네 관계자들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위반혐의로 불구속입건되면서 오 신부와 관련된 의혹이 수사대상에 올랐다. 이에 앞서 1996년에는 꽃동네가 맹동면 통동리 일대 750㎡를 형질변경해 산림법위반으로 음성군에 적발됐으며 1994년에는 여자 중증장애자 13명이 목욕을 하다 화상을 입어 치료도중 1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청주교구가 신순근(58) 신부를 꽃동네 회장으로 임명, 오 신부가 꽃동네 운영의 일선으로 물러나기도 했으나 지난해 다시 회장으로 복귀하는 등 오 신부는 꽃동네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천주교계의 한 관계자는 "오 신부가 설립한 꽃동네는 사제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많은 부랑인, 장애인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사회복지시설"이라며 "이번에 오 신부의 횡령의혹이 돼 안타깝기도 하지만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박병기.변우열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