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2일 오전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9차 장관급회담 1차 전체회의 기조발언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북한 핵문제를 각각 공식 거론하고 나섰으나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기조발언에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분명한 핵무기 개발계획 포기 선언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선언 철회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령성 북측 단장은 핵문제는 미국이 대북 핵선제공격을 정책화하고 제네바합의와 NPT 등 각종 조약 및 합의 정신을 묵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비록 NPT를 탈퇴했지만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핵문제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가 두드러지기는 했지만 그동안 핵문제가 '북·미간 논의사항'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온 북측이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이 문제를 공식화하고 나선 것은 의미 있는 자세 변화로 평가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