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기업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받으며 급락했다. 회사가 그동안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밝힌 것보다 크게 악화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부 국내외 기관투자가는 시장가로 주저없이 보유물량을 처분해 버렸다. 23일 CJ는 6.29% 하락한 4만2천4백50원을 기록했다. CJ가 전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느닷없이 미국의 반독점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으로 4백20억원을 손실처리했다고 밝혔기 때문.CJ는 지난 90∼95년 미국에 핵산(MSG)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시장지배업체인 일본 아지노모토사와 가격담합을 했다는 이유로 반독점법 위반으로 피소된 상태다. 또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인도네시아와 유럽에서 1백40억원,3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력도 뒤늦게 알려져 실망감을 더했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예고없던 손실반영으로 그동안 회사측이 얘기해 왔던 것과는 판이한 실적이 나왔다"며 "주식을 더이상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한투증권 증권법인부를 통해 시장가를 비롯 다양한 가격대에서 8만주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CJ는 장초반 한 때 하한가로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외국계로 추정되는 팔자 물량이 HSBC 창구를 통해 2만7천주 가량 나오기도 했다. 시장가 주문은 하한가 또는 상한가에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 기관투자가로서는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일부 기관들이 느낀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같은 기관들의 불만은 CJ가 2001년 4분기에 드림라인과 관련된 매각손실을 반영하는 '뒤통수를 쳤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업실적의 예측 가능성도 투자자들이 투자판단을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라며 "CJ가 대기업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