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주가는 다시 되밀리면서 전 저점 580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현 증시는 약세장의 한 복판에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520선까지 밀릴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큰 장이 오기 어렵다"고 주장해온 대표적인 비관론자다. 최근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박상무의 비관론에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핵심요지는 '백 투 더 펀더멘털(Back to the fundamental)'이다. 박 상무는 "국내 증시가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은 기업실적과 경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핵문제나 이라크위기 등과 같은 장외변수는 곁다리에 불과하다는 것. 내수경기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경기마저 환율하락(원화강세) 여파로 얼어붙고 있어 기업실적 전망이 한층 어두워지고 있는 게 증시침체의 본질이라는 것이 박 상무의 주장이다. 박 상무는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의 순이익은 환차익과 금융비용 감소에 따른 1회성 성격이 강하다"면서 "사상 최대이익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사상 최저치 수준에 맴돌고 있는 것은 이익의 질(質)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높은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선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하지만 국내기업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박 상무는 이익이 계속 늘어나기 위해서는 매출증가가 수반돼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90년대 상장 제조업체의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16%인데 반해 작년엔 9.6%(LG증권 추정치)에 그쳤다. 올해는 6.1%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환율문제로 수출관련종목의 실적이 악화되면 기대했던 내수확대도 물건너간다고 덧붙였다. 최근 배당이나 분배문제가 증시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향후 저성장을 예고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또 최근들어 대기업 사이에 주주를 무시하는 '나눠먹기식 경영'이 드러나고 있는 것도 주가의 프리미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주가전망과 관련,단기적으론 반등이 나올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52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약세장의 막바지 국면은 모든 사람들이 기업실적이 악화되는 것을 알아차리고 주식을 처분하는 시기인데 아직 그런 장면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장으로 돌아서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