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삼쾌(三快)'가 바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70)은 건강 얘기를 할 때마다 '삼쾌론'부터 꺼낸다. 첫째는 쾌식(快食). 즐겁고 맛있게 식사하는 것이다. "언짢은 일이 있거나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도 식사할 때는 모두 잊어버립니다.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하루 세끼를 유쾌하게 먹습니다." 둘째는 쾌변(快便). 그는 "잘 먹는 것 이상으로 음식 찌꺼기를 잘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 회장은 아침에 일어나면 공복에 물 한 컵을 마셔 장을 깨끗이 한다. 또 아침에 배변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셋째는 쾌면(快眠),푹 자는 것이다. 유 회장은 밤 11시30분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오전 5시30분께 일어난다. 6시간 가량 숙면을 취한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 오후 9∼10시에 자택 주위의 산책로를 따라 3∼4㎞ 가량 걷기도 한다. "건강 유지에는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잘 들이는 게 중요합니다.평소 먹고 자고 배설하는 것을 유쾌하게 할 수 있다면 건강에 더할 나위없이 좋겠죠.고등학생 때 폐결핵을 앓고 난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질병에 걸리지 않고 지내온 것은 항상 '삼쾌'하게 살려고 노력해온 덕분입니다." 유 회장은 지난 88년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할 즈음에 20여년 동안 즐겨온 담배를 끊었다. 정년 퇴직할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몸에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기 위한 결단이었다. 동시에 등산을 시작했다. 대학동창 등 친구 5명과 함께 '송암산악회'를 결성,주말마다 산에 올랐다. "초기에는 산을 타는 게 익숙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북한산 비봉의 바위를 거의 기다시피해서 올라갔지요.그러나 요즘은 아주 가뿐하게 오릅니다." 그는 산에 오를 때마다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느긋하게 자연의 변화와 경이로움을 마음껏 즐긴다. "산에 자주 가야 산의 맛을 알죠.사시사철 달라지는 산의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경탄하게 됩니다.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며 정상에 올라 간식을 나눠 먹으면서 우정을 돈독히 다지면 사는 재미도 느껴집니다." 유 회장은 특히 눈 내린 겨울에 산에 오르는 것을 즐긴다. 바위 틈에서 눈을 맞으며 고고하게 서 있는 소나무의 모습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풍경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꿋꿋하고 강인한 생명력이 전해져 옵니다.그 모습을 보면서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각오를 다집니다.산에 오르면 몸도 물론 튼튼해지지만 등산의 묘미는 정신 건강을 지켜주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의 조건 중 하나로 '건강한 체력'을 꼽는다. 건강하지 못하면 일에 소홀해지기 때문에 결국 경영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CEO는 개인이 아닌 공인"이라며 "사회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도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