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공급방식이 경쟁입찰제로 바뀔 경우 1차적으로 주택업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택지확보를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져 업체간에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택지 구입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다시 기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경쟁입찰제 도입으로 그동안 업체들이 독차지해 온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만만치 않다.


이른바 택지시장에도 시장원리를 적용하는 한편 일부 업체들이 취해온 폭리를 막을 수도 있다는 게 경쟁입찰제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경쟁입찰제 왜 도입했나


정부가 경쟁입찰제를 도입한 것은 택지공급 방식에도 시장원리를 적용하는 한편 개발이익을 환수해 기반시설이나 국민임대주택 건설 등 공공목적에 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행 감정가 이하 추첨방식으로는 싼 값에 택지를 공급받은 건설업체가 분양가 자율화 이후 개발이익을 모두 가져가고 있다는 게 건교부의 시각이다.


건교부는 이미 지난해 5월 이 제도 도입을 시도했지만 당시 '집값이 폭등하는 마당에 정부가 되레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여론에 밀려 슬그머니 포기했다가 시장이 안정되자 이번에 다시 내놨다.


◆분양가 인상 부추길 우려도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택지난 속에서 불가피한 과당경쟁으로 인한 택지매입비 상승을 점치고 있다.


이는 곧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입주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경쟁입찰제 도입을 반대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부터 택지개발지구 내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또 오를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더 나아가 "정부가 공영개발과 시장원리(경쟁입찰)를 명분으로 내세워 각종 기반시설 설치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정책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반발하는 중소주택업체들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주택업체들은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택지에 이어 공공택지 매입경쟁마저 뒤질 수밖에 없어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김홍배 전무는 "경쟁입찰 방식은 결국 자금력이 풍부한 일부 대기업이 공공택지를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토지수용을 통해 저렴한 값으로 택지를 공급,서민의 주거안정을 이룬다는 택촉법의 입법취지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말했다.


◆단독택지 제도 개선은 잘한 일


단독택지에 대한 가구수 제한과 근린생활시설 설치 금지조치는 투기장으로 변질된 단독택지의 과열경쟁을 억제하고 주거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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