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시장조성으로 취득한 상장·등록기업의 지분을 임의로 매각할 수 없게 된다. 특히 경영권 향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20% 이상의 지분에 대해선 해당기업의 동의가 없을 땐 매각을 금지토록 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증권사들이 상장·등록기업에 대한 시장조성을 통해 얻은 대량 지분을 제3자에게 일괄매각할 경우 해당 기업의 경영권이 흔들릴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간사 회사로 기업공개(IPO)를 맡았던 증권사가 시장조성으로 사들인 지분을 마음대로 파는 것은 증권사와 기업간의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증권업협회가 관련 규정 개정등 종합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경영권 프리미엄은 해당 기업이 얻게 된다"며 "기업공개를 맡았던 주간사가 시장조성으로 얻은 지분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처분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대한투자신탁증권은 시장조성을 통해 사들인 휴먼텍코리아 지분 33.8%를 코스닥기업인 삼우이엠씨에 매각,휴먼텍코리아의 경영권이 바뀌었다. 대투증권은 작년 12월에도 시장조성으로 취득한 크린에어테크놀로지 지분 26%를 장내에서 매도한 적이 있다. 현투증권과 부국증권도 시장조성을 통해 코스닥기업인 모닷텔과 콜린스 지분을 각각 23.26%와 28.19% 확보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규정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시장조성으로 상장·등록기업의 지분을 20% 이상 획득한 증권사에 대해 처분계획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지분매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