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특사파견 배경.전망] 北核해결 극적反轉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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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를 대북특사로 파견하는 것은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임 특보의 특사파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남북관계를 전면 복원하고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 출범이후 중단됐던 북.미 대화의 물꼬를 텄던것처럼 극적인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파견 배경=특사 파견은 북·미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핵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북한으로부터 일정 부분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들어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특사를 파견해 북한을 우회적으로 설득하고 나섰지만 가시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 특보를 보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직접 담판짓도록 하는 게 핵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북한의 핵개발 계획 추진 파문과 핵시설 동결해제 선언 이후 극도의 긴장관계를 보여왔던 북한과 미국은 최근 대화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은 북한 체제 서면 보장과 '과감한 경제적 지원'의 뜻도 밝혔다.
북한도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등 다소 전향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전제조건으로 '선(先) 핵폐기'를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할 경우 양측이 마주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도 특사 파견의 배경으로 보인다.
현정부 임기 내에 북핵 해결의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차기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지도 반영돼 있다.
◆전망=임 특보의 방북활동 성공 여부는 북한이 한 걸음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북·미 양측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는 보이고 있지만 서로 상대방에게 먼저 '신뢰할 만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측이 일단 임 특보의 방북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임 특보의 방북 이후 미국도 집중 설득,북·미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북한이 임 특보의 방북을 계기로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 자세를 보이는 대신 북의 입장을 한·미에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한국 정부는 미국을 설득할 명분을 잃게 되고 북·미 관계는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근.홍영식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