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주가가 급락, 종합주가지수 610선이 무너졌다. 한동안 620선에서 매매공방을 벌이던 지수가 하락쪽으로 기울자 개인과 기관들의 투매가 이뤄지는 등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이라크전과 북한 핵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환율하락과 유가급등 등 불안감 확산으로 이어져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주에도 이라크무기사찰 보고서 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 주가는 600선까지 위협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전 불안감이 급락 기폭제 이라크전에 대한 우려가 주가 하락의 기폭제로 작용한 뒤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이 급락을 불렀다. 24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미국증시 강세 영향으로 보합권을 유지하며 620선을 지켰으나 오후들어 부시 미 대통령이 수주내에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는 외신보도로 급락세로 돌아서 610선 마저 무너뜨렸다. 아울러 내주에 예정된 미국 시장에서의 각종 경제지표 발표와 유엔의 핵무기사찰단 보고서 등이 불안감을 더욱 확산시켰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미-이라크전이 수주내 시작될 것이라는 보도에다 프로그램 매수로 버텼던 시장이 매도세로 돌아서 지수가 급락했다"며"내주 발표되는 미국의 거시지표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3차례에 걸쳐 장중 610선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620선을 회복하는 지수흐름을 보며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이 620선이 무너지자 적극적인 매도로 돌아섰다"며 "기관들까지도 손절매 물량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 600선 위협..580선까지 밀릴 수도 기술적 반등에 실패한 급락장은 내주 600선을 위협하게 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급락을 이끈 불안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지수가 580선까지도 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620선 지지선이 무너진 뒤 급락한 지수가 600선을 위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내주 나올 이라크무기사찰 보고서와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4분기 GDP(국내총생산) 등 경제지표들로 인해 주가는 더욱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600선 위협은 물론 580선을 지지선으로 낮춘 뒤에야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박상욱 연구원은 "중요한 지지선인 610∼615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600선은 심리적 의미를 가질 뿐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내주 단기 반등여건은 조성될 수 있지만 강도는 미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백 이사는 "북한 핵문제, 미-이라크전 등으로 불안한데다 미국과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들 불안요인에 가시적인 해결책이 나타나지 않으면 1분기 중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