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고차 시장에도 레저용 차량(RV)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RV를 타는 여성 운전자 비율도 크게 늘어나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2백70여개 중고차 매매업체가 모여 만든 서울시 매매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버스 트럭 등을 포함한 중고차 총 거래 대수는 23만5천4백40대로 이 가운데 RV는 1만7천1백61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만2천5백64대)과 비교해 36.6% 증가한 수준이다. 또 총 승용차에서 RV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2001년 15.4%에서 18.5%로 3.1% 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연비와 세금 부담이 다른 차종에 비해 낮은데다 최근 출시된 RV의 성능과 디자인이 기존 RV에 비해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 4천여대-연간 5만여대의 차량을 경매로 처리하는 서울경매장의 경우 지난해 지프 미니밴 SUV 등의 경매실적이 총 3천7백53대에 달해 전년대비 28% 증가율을 보였다. 서울경매장에서 낙찰된 RV 차량의 평균연식은 1996년으로 평균단가는 7백53만원으로 나타났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카니발이 3천1백39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갤로퍼 2천89대 무쏘 1천9백대 카렌스 1천7백15대의 순이었다. 또 출품 구성비를 보면 갤포퍼가 6백71대로 가장 많았고 무쏘(5백84대) 코란도(5백74대) 레조(5백1대) 카니발(3백1대) 등이 뒤를 이었다. 그동안 RV 중고차 시장은 설 추석 휴가철에 한해 한시적인 특수를 누렸던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용자 또한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했왔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판매추이를 살펴보면 여성 이용자들의 비율이 해마다 두배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매장 관계자는 "여성 운전자에게 가장 인기있는 경차는 사고발생시 인명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여성들도 이같은 점을 인식해 저렴한 유지비에 안전성이 높은 RV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의 RV 인기몰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SUV가 요즘 신차 시장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일훈 기자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