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의 최대 단점인 엔진소음과 힘, 주행성을 얼마나 개선했을까. 운전석에 앉아 키를 돌리자마자 엔진소음부터 체크했다. 새로 장착된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 디젤엔진이 이름값을 하는지 가늠키로 한 것. 시동을 건 직후 들려오는 엔진소음은 고속직접 분사방식의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장착한 기존 싼타페 모델과 적지 않은 차이가 났다. 그랜저XG와 EF쏘나타의 차이라고나 할까. 물론 디젤엔진 특유의 소리는 여전했다. 가솔린엔진 승용차만 타던 이들이라면 신경이 거슬릴만한 소음이지만 디젤엔진치고는 고개를 끄떡일 수 있을만큼 개선됐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저속상태에서는 엔진소음이 여전했으나 속도가 붙어가자 확연히 잦아들었다. 고속상태에서는 오히려 라디오 볼륨을 낮춰야 할 정도였다. 웬만한 가솔린엔진 승용차와 맞먹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고속회전하는 엔진에서 운전대로 전해오는 떨림현상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힘과 가속력 역시 뛰어났다. 가파른 언덕길을 만나거나 추월할 때 더욱 그랬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디젤엔진차라는 선입견을 사라지게 했다. 최고출력이 1백26마력으로 커먼레일 모델보다 11마력이나 높아졌고 최대토크도 29.5kg.m로 3kg.m 높아진 때문이다. 고속주행과 비포장도로 주행시 자체 흔들림도 적었다. 주행성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얘기다. 전자제어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 덕분이다. 특히 노면상태에 따라 앞뒤 4바퀴가 골고루 구동력을 받아 장시간의 운전에도 차체 흔들림으로 인한 피곤함이 덜했다. 연비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까. 괜한 의문이었다. 1백km를 주행했는데도 연료계기 바늘의 이동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현대차가 VGT 디젤엔진을 개발하는 데는 약 3년이 걸렸단다. 배기가스의 양과 유속을 정밀하게 제어해 저속 및 고속 전구간에서 최적의 동력을 전달하는 성능을 발휘하도록 기존 디젤엔진을 향상시켰단다. 싼타페 VGT 모델의 엔진소음과 출력 가속력 연비가 향상되고 유해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까닭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