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0:27
수정2006.04.03 10:29
KTF가 진검을 꺼내들었다.
IMT-2000(영상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의 준(June)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 핌(Fimm)을 내놓은 것.또 32억원이나 되는 상상을 초월한 모델료를 주고 가수 서태지를 모델로 잡았다.
마케팅기획팀 브랜드기획팀 등 관련 부서 핵심인력들을 모아 특별팀도 구성했다.
KTF의 이런 행보에 대해 광고업계에서는 "배수의 진을 치고 싸우려는 장수 같다"까지 말한다.
"올해부터는 이동통신사들의 승부처가 IMT-2000 사업에 집중될 것입니다.
KTF도 핌과 지큐브 두가지 브랜드가 있지만 준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대대적인 재런칭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핌 특별팀의 채정호 팀장은 가수 서태지를 동원한 광고 캠페인의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핌은 지난 16일 유력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25일부터 대대적인 TV광고를 시작했다.
KTF는 매월 최소 20억~25억원 정도의 광고비를 핌에 투입할 계획이다.
핌이 등장함에 따라 KTF의 또다른 IMT-2000 브랜드인 지큐브는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커졌다.
지큐브는 최근 KTF에 합병된 KT아이컴의 대표적 브랜드.KTF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지큐브 광고가 중단됐다.
채 팀장은 "잠정적으로 핌을 미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며 "내부적인 조정을 거처 지큐브 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F 광고 켐페인이 관심을 끄는 것은 "뉴스메이커"인 서태지의 역할이 크다.
서태지는 몇해 전 프로스펙스 광고 두편에 출연하고 15억원을 받았다.
광고모델료로는 국내 최고가이다.
이번에는 KTF와 1년 전속에 컨텐츠 제공을 조건으로 32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계약했다.
하지만 KTF는 32억원도 비싼게 아니라는 반응이다.
채 팀장은 "자체적으로 서태지의 광고효과를 최소 1백80억원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재철 차장은 서태지를 "그 자체로 막강한 브랜드인데다 새로운 사건을 몰고다니기 때문에 핌의 컨셉트인 '놀라움(surprise)'에 걸맞는다"고 설명했다.
특별팀 팀원들은 서태지의 음악활동이 본격화되는 8월 무렵이 핌 홍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채 팀장은 "브랜드 홍보 계획을 서태지의 연예활동 사이클과 맞출 계획"이라며 "일부 뮤직비디오나 동영상들은 오로지 핌을 통해서만 만날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태지의 연예활동과 광고 캠페인이 같이 이뤄질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도 있다.
채 팀장은 "잘못하면 비싼 돈을 들여 서태지만 홍보해주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 차장도 "서태지의 음악이 좋지 못한 반응을 얻는다면 KTF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 공개되는 KTF의 TV광고는 내용이 파격적이다.
공항에서 서울로 입국하는 서태지.그에게 팬들의 야유와 함께 계란 세례가 쏟아진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흑백 화면으로 촬영된 이번 CF에는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없다면 나타나지도 말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표현됐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