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의 가위손","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디자이너." 사이버 세상에서 나를 나타내는 캐릭터인 아바타 디자이너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다. 지난 2001년 네오위즈가 첫선을 보인 아바타는 그해 2백40억원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냈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8백억원대로 시장이 커졌다. 올해 시장규모는 1천5백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는 사이버 세상에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냈다는 점에서 획기적 발상이었다. 아바타는 이제 닷컴업체들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았으며 아바타 디자이너 역시 최우선 확보해야 하는 핵심인력으로 부상했다. 사이버 세상의 가위손=아바타는 인터넷업체들의 믿음직스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어려웠던 네오위즈는 아바타 사업의 성공으로 알짜기업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70%가 넘는 2백42억원을 아바타 캐릭터 판매로 달성했다. 한게임 넷마블 넥슨 등 게임업체들이 매출의 40%대를 수익으로 거두고 있는 것도 월 10억~20억원의 아바타 매출 덕분이다. 다음,야후코리아 프리챌 등 주요 포털업체들이 앞다퉈 아바타 서비스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바타 디자이너는 닷컴업게에서 가장 인기있는 직종으로 대접받고 있다. 또 아바타 MD(머천다이저)까지 등장하는 등 제작인력도 전문화,세분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요 닷컴기업들은 적게는 4명에서 최대 20여명의 아바타 디자이너를 확보하고 있다. 아바타 서비스의 원조격인 네오위즈는 현재 6명의 전문 디자이너들이 월 1백20가지의 아바타 아이템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게임은 아바타 캐릭터 디자이너 3명과 아바타몰 운영자 등 6명의 디자이너가 근무하고 있으며 넥슨은 아바타 기획자 1명을 포함 4명의 전문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업계에서 가장 많은 17명의 디자이너와 MD들이 아바타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 주요업체들이 올해도 아바타 디자이너를 확충할 계획인데다 아바타전문 외주업체도 등장하고 있어 당분간 디자이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 디자이너가 되려면=현재 활동중인 아바타 디자이너들은 상당수가 시각디자인 의상디자인 순수회화 등 디자인이나 미술관련 전공자들이다. 아바타 제작에는 우선 그림솜씨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만 잘 그린다고 아바타 디자이너가 되는 건 아니다. 아바타 디자이너들은 그림실력에 앞서 오히려 "유행을 읽는 안목"과 다양한 "경험"을 더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넷마블 아바타팀장인 최현미 과장은 국문과 출신으로 아바타 디자이너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아바타는 온라인상에서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어 평소 영화 감상이나 윈도 쇼핑 등을 통해 유행을 읽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아바타 디자인에 관심이 갖고 있다면 먼저 패션감각을 기를 것"을 충고했다. 최 과장은 최근 영화 "색즉시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임창정 차력 아이템을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디자인 관련 분야 경험도 강점이다. 네오위즈의 이지은씨나 한게임의 강지수 팀장은 오프라인에서의 디자인경력을 경쟁력으로 살린 케이스.순수미술을 전공한 이씨는 대학졸업 직후 아동복과 헤어액세서리 디자이너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네오위즈의 초기 아바타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한게임의 강지수 팀장 역시 입사전 속옷회사에서 근무했었다. 강 팀장은 "아바타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림에 대한 사랑이 필수적"이라며 "만화 낙서 등 하루 3백장 정도의 그림연습을 하는 성실함을 갖추고 패션계 등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면 아바타 디자이너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아바타 디자이너의 수입은 개인 능력,경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아바타 그리기,아이템 기획,판매관리,아바타 디자인정책 등 맡는 일이 능력에 따라 다양해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닷컴 직원들보다는 다소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편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