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강국의 비결 ] "서브웨이 창업자 프레드릭 델루카, 암웨이 회장인 딕 데보스, 알래스카항공 브루스 케네디, 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마크 큐반. 이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차의 시동을 걸던 스티브가 이렇게 물었다. 그는 미국 경제교육기관 주니어 어치브먼트(JA) 콜로라도 스프링스 지부의 직원. 25년 전 자원봉사자로 JA와 인연을 맺었다가 아예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은 행정을 맡아보던 그가 오랜만에 수업을 맡은 날. 존 F 케네디 초등학교의 경제교육 시간을 맡았던 자원봉사자에게 갑작스러운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독특한 마케팅으로 경영학의 케이스 스터디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 같은데요." "그렇지요. 그것 말고도 공통점이 있는데… 혹시 모르십니까?" "글쎄요…" "모두가 JA가 배출한 인재들입니다. 어려서부터 JA의 교육을 받았지요. 스스로 '경제교육의 우등생'이라고 자부하는 인물들이에요. 저는 이들이 해당 분야에서 독특한 경영 스타일로 각광받고 있는 건 분명 조기 경제교육의 효과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학교에 도착해 2학년 교실을 찾아가며 학생들을 유심히 살펴두라고 신신당부했다. 미국을 이끌고 갈 미래의 스타급 경영자가 그 안에 있으니 미리 만나보라는 것. 자신이 몸담고 있는 JA와 같은 경제교육기관들이 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비단 JA 콜로라도 스프링스 지부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경제교육기관들은 지금도 전국에서 수백만명의 '준비된 비즈니스맨'들을 사회에 배출해내고 있다. 전국 규모의 이들 경제교육 기관의 숫자는 줄잡아 40여개. 경제교육기관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곳은 JA(www.ja.org). 지난 1919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3천9백만명의 학생을 훌륭한 시장경제인으로 길러냈다. "JA 학생들은 초창기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지요. 2차 대전 때 학생들이 군복 옷걸이를 아이템으로 사업을 벌여 국방부 납품권까지 따냈을 정도였으니까요." JA 본사에서 만난 데이비드 셔노 회장의 설명이다. "50년대 이후 JA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지요. 고성장기였지요. 하지만 청소년들의 경제의식은 매우 낮았습니다. 이들에게 시장경제 시스템을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한다면 고성장은 물거품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돼 있었습니다." 데카(www.deca.org)는 JA와 함께 미국 경제교육의 양대 축을 이루는 기관이다. 1946년 설립돼 주로 마케팅과 청소년 창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DECA는 '경제 전인교육'에 중점을 두는 JA와 달리 '올바른 직업을 찾아가도록' 유도하는데 교육의 초점을 두고 있다. "컨퍼런스와 경연대회 장학사업 등에 강점을 갖고 있지요. 특히 비즈니스 모델 경연대회의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매년 5월 1백만명의 학생들중 뽑힌 1만2천여명이 참신하고 싱싱한 아이템으로 벌이는 경합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큰 관심거리죠."(팀 커피 데카 이사) JA나 데카와 달리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니프티(NFTE·www.nfte.com)는 지난 1987년 뉴욕 할렘의 흑인 청소년 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지금은 미국 전역에서 학교 중퇴자나 소년원 출신 학생에 대한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소득층 자녀들인 만큼 일반적인 비즈니스 교육보다는 소규모 창업에 초점을 맞춘게 특징이지요. 이를 통해 니프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받기 쉬운 약자들의 경제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마이클 캐슬린 니프티 회장) NEFE(www.nefe.org)는 금융교육에 초점을 둔 단체다.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뱅킹 보험 신용관리 등을 다룬다. NEFE의 교육은 다른 단체에 비해 '돈'에 대해 직접적이다. 미국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 파산과 신용불량을 사전에 차단하고 건전한 경제활동을 유지토록 하는 게 목적이다. 이들 경제교육 기관은 이벤트를 확대하고 참여학교를 늘리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그러나 협력과 제휴에도 적극적이다. "경제강국 미국을 이끌고 갈 '건전한 시장경제인'을 육성한다는 목표에 단체의 구분은 무의미하지요." 경제교육기관 연합단체인 점프스타트의 다라 두과니 회장 이야기다. 콜로라도 스프링스=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