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프로 이야기] 박지은 프로 .. "교정없는 연습은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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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이 힘들때는 '코피라도 나면 쉴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그런데 워낙 건강해서 코피는커녕 감기도 안걸리더라구요"
2002년 미국LPGA투어 상금랭킹 6위를 기록한 박지은 프로(24).
그녀는 깔끔한 외모와는 달리 소탈한 성격을 갖고 있다.
어디에서든 머리만 기대면 잠이 든다고 해서 "대면 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 성격인만큼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녀는 세간에 큰 어려움 없이 골프를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시절부터 골프의 본고장 미국에서 공부한데다 연습하는 모습이 남들 눈에 잘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생활을 들여다 보면 '현재의 박지은'이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골프를 배운 지 1년 만인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미 70타대를 칠 정도로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아마추어 시절 60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이 가능했던 것은 뼈를 깎는 노력 덕택이었다.
한국인이 별로 없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홀로 공부하던 중학생 박지은은 방과 후면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장을 찾았다.
해가 지고 볼이 안 보일 때까지 스윙을 가다듬었다.
자기와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꾸준히 연습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때부터 해가 빨리 떨어지는 겨울을 좋아하게 됐단다.
미국 무대에서도 장타로 통하는 그녀의 드라이버샷 역시 피나는 훈련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그녀의 집에는 지금도 아이언 길이의 쇠파이프가 있다.
어려서부터 이 무기(?)를 클럽 삼아 휘두르며 근력을 키워왔다.
연습벌레 박지은에게는 공부 역시 양보할 수 없는 분야였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까지 전과목 만점을 목표로 했을 정도로 공부에서도 근성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처럼 치열하게 살아온 그녀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갑자기 골프가 지겨워졌다.
다른 아이들처럼 살고 싶었던 것.
정들었던 채를 놓았다.
다행히 부모님도 아무 말 없이 지켜봐 주셨다.
몇 달이 지났을까?
그녀는 다시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골프 명문인 애리조나 주립대에 진학했다.
이같은 경험 때문에 박 프로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그들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주라"며 "부모가 올바른 가치관만 갖도록 도와준다면 아이들은 여유를 가질 때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박 프로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반드시 '스승'을 둘 것을 권한다.
연습이 가장 중요하지만 '적절한 교정' 없는 연습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다.
그녀 역시 비시즌에는 주 4회 정도 레슨을 받고 있다.
그녀는 '한국 여자골퍼 빅3'의 명성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스폰서 계약을 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그냥 제가 아직 실력이 모자라서 그렇겠지요"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