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영 여사,시가 2억5천만원 아파트 6·25때 황해도 해주에서 월남,고향을 생각하며 평생을 혼자 살아온 70대 할머니가 전재산을 서울대에 기부했다. 김화영씨(71)는 최근 시가 2억5천만원 상당의 강남구 개포동 15평 아파트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김씨가 장학기금을 내놓은 것은 요절한 오빠를 기리기 위해서다. 김씨의 오빠 재규씨(사망)는 지난 43년 수원고등농림학교(현 서울대 농대) 임학과에 입학했지만 폐질환으로 재학중 사망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수년째 연락이 없는 오빠를 찾기 위해 혼자 서울로 내려온 김씨는 50년 전쟁이 일어나자 북쪽의 부모님과도 연락이 끊긴 채 혼자가 됐다. 해주 동공립중학에서 영어를 배운 김씨는 미국정보기관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휴전 이후에는 서울시청에서 근무하게 됐다. 김씨는 남쪽에 단 한명의 친척도 없는 외로운 처지였지만 공무원 생활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후에도 "결혼은 부모님이 있는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서 해야 한다"며 주위의 혼사 제의를 모두 거부하고 독신으로 지냈다. 지난 89년 정년퇴임한 김씨는 요절한 오빠를 위해 무엇인가 뜻 깊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고 결국 자신의 전재산인 아파트를 오빠의 모교에 내놓게 됐다. 10여년째 척추골절과 관절염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김씨는 "오빠는 생전에 총명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했다"면서 "후배들이 오빠의 뜻을 기려 열심히 공부한다면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혼자 산 50년 평생의 한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