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를 응용한 쌀냉장고를 김치냉장고와 쌍벽을 이루는 기능성 가전제품으로 키우겠습니다." 지난 연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쌀냉장고'로 금상을 받은 김준섭 굿엠 사장(38)은 "오는 3월 '리치인'이란 제품을 내놓고 제2의 김치냉장고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쌀은 상온에서 15일이 지나면 누렇게 산화하기 시작하고 수분이 빠져 맛과 영양이 떨어진다. 또 여름에는 쌀벌레가 쉽게 생기고 군내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리치인'은 쌀보관을 위한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시켜줘 햅쌀의 맛과 영양을 지켜준다는 설명이다. '리치인'은 기능적인 면에서도 고정관념을 뛰어넘었다. 무거운 쌀부대를 들어 올려 붓는 불편함을 자동투입장치로 해결했다. 김 사장은 "황토를 생활속에서 이용한 조상들의 지혜를 빌리면 건강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쌀냉장고 '리치인'은 기존 쌀통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성능과 편의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고려시대에는 상감청자 재료로 쓰일만큼 질좋은 황토가 많은 전북 부안에 공장을 두고 있는 굿엠은 지난 96년 창사 이래 황토제품 개발에 집중,황토침대·황토벽돌·황토복합수지 등을 선보였다. 99년부터는 김치냉장고 '딤채'용 황토용기 원료도 전량 공급,지난해 매출 52억원을 기록했다. 40여명의 직원중 대부분이 연구개발인력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21건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등록·출원했다. 김 사장은 김치냉장고 사용자 10명중 7명이 쌀냉장고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0년부터 제품 개발에 나섰다. 오는 3월 혼수시장을 겨냥,25㎏과 45㎏짜리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그는 "첫 아이가 태어날 때처럼 기다려진다"며 "앞으로도 아이디어를 접목한 신기술을 개발,지역경제활성화와 세계 일류상품 만들기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