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인터넷 대란으로 인터넷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업체의 피해가 컸지만 이들 업체의 인터넷관련 종합보험 가입 실적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 인터넷 대란을 보험으로 보상받는 전자상거래업체도 드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발생한 웜바이러스 사태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계약은 2건이고 보험금은 1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넷 대란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인터넷 쇼핑몰이나 온라인 게임업체 및 PC방 등 인터넷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들은 KT나 하나로통신 등 인터넷망 사업자에게 배상책임을 청구할 수 있고 인터넷망 사업자는 보험 등으로 이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e비즈 배상책임보험, 넷시큐어종합보험 등 전자상거래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이 있긴 하지만 가입률은 10% 미만으로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작년 4월부터 12월말까지 전자상거래 관련 보험 가입 실적은 1백40건(보험료 43억9천만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4월∼2001년 3월의 1백54건(43억9천만원), 2001년 4월∼2002년 3월의 1백69건(45억원)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최근 2∼3년 사이 전자상거래업체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전자상거래 피해 관련 보험들은 사실 관심권 밖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망 사업자가 손보사와 계약한 배상책임보험의 보험금 한도액도 10억∼20억원 대로 낮은 편이다. 또 e비즈배상책임보험 등은 계약자에게 확실한 과실이 있어야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이번 사태가 인터넷망 사업자에게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보험금으로 손실액을 충당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KT와 20억원 한도로 e비즈 배상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한 삼성화재측은 "추후 KT에 과실이 있다는 결정이 있어야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