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시장경제 이해도는 낙제점." 교육현장에서 직접 경제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은 90% 이상이 현재의 경제교육 과정에 문제가 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도는 'F학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일선 중.고등학교의 사회 및 경제과목 교사 2백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백60명 가운데 65.0%가 시장경제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가 '60점 이하'라고 답했다. 60∼70점이라는 응답도 31.3%나 돼 응답자의 96.3%가 70점 미만의 점수를 줬다. 작년말 한국경제신문사가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한국 청소년 경제의식 조사'(1월6일자 보도) 결과에 일선 교사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교육과정의 부실이었다. 93.7%에 해당하는 1백50명이 '학교 경제교육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의 경제교육환경이 이처럼 취약해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교사들은 '이론중심의 교과서'(35.6%)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어렵고(80.5%) 사례가 적다(98.7%)는게 무엇보다 큰 불만이었다. 경제교육 부실의 또다른 이유는 '교사에 대한 교육이나 연수기회가 부족'(30.7%)하다는 것. 그런 까닭에 응답자 가운데 98.7%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경제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답했다. '대학입시에만 매달리는 교육현실'(22.8%), '현장 탐방 기회의 부족'(10.9%) 등도 경제교육을 부실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혔다. 김재원 한국경제교육학회 회장(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은 "교과서의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이론에만 치우쳐 있는 데다 부교재도 극히 부족해 교사들이 경제과목을 가르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