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당분간 주식 안산다" .. 다른 기관에 영향 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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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조국준 기금운용본부장(이사)은 27일 증시급락세와 관련,"국민연금의 주식투자는 연금재산의 안정적인 증식을 위해 이뤄지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대형 투신사들처럼 주가하락을 저지하기 위한 '총알받이'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작년 말 현재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금액은 5조원이며 올해 투자계획 규모는 위탁운용 만기도래분(1조2천억원)을 포함해 총 4조원이다.
증시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의 이같은 주식투자 전략은 다른 기관투자가들에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원리 고수=국민연금은 철저히 시장원리를 따라 주식투자에 나서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이는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면 아무리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주식매입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는 2044년께 기금 고갈이 우려되고 있는 만큼 기금재산의 증식에 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조 이사는 "대외적인 경제환경 및 주가전망 등을 충분히 고려해 주식매수 시점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해 당분간 공격적인 주식투자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특히 2조5천억원에 이르는 아웃소싱(위탁운용)투자의 경우 제도변경 및 시장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 일러도 2월 초순을 지나야 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투자 원칙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과거 시장흐름을 무시한 채 정부의 강요로 인해 총알받이에 나선 기관투자가들이 큰 후유증을 겪었다"면서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절매 규정 폐지=국민연금이 올해 투신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외부 전문운용사에 아웃소싱할 주식투자 규모는 신규 1조3천억원,만기도래분은 1조2천억원 등 총 2조5천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처음으로 각 운용사들에 액티브 운용을 허용했다.
즉 펀드의 주식투자비중을 0∼1백%까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장기 자산배분형펀드에 전체 아웃소싱의 10%를 배정키로 한 것.올해 주가전망을 그만큼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평가기준도 종전 절대수익률에서 리스크를 감안한 이른바 '위험조정수익률'을 함께 반영키로 했다.
스톱로스(stop loss·손절매) 제도도 대폭 완화했다.
펀드수익률이 벤치마크(종합주가지수) 대비 손실률이 10%를 초과할 때 펀드자체를 청산하는 펀드 스톱로스는 존속시키되 종목 손절매는 폐지했다.
우량종목의 저점매수 기회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주가하락폭 확대 등 부작용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은 또 실적이 나쁜 운용사를 과감하게 퇴출(거래중단)시키기로 했다
장길훈 기금운용본부 아웃소싱 팀장은 "자금집행은 월별 안분하는 게 원칙이지만 증시가 당분간 약세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금집행을 미루고 있다"면서 "당분간 자금집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