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락 영향줄 오류 안나타나..대선 80개 개표구 재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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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0개 개표구에 대한 16대 대선 투표 재검표가 27일 전국 각급 법원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통령 당선무효 소송에 따라 실시된 이번 재검표는 서울지법 등 전국 35개 지법과 지원에서 지난 대선 투표지 1천1백4만9천3백11장에 대해 수작업방식으로 진행됐다.
재검표 결과 당락에 영향을 미칠만한 '개표오류'는 나타나지 않았다.
◆재검표 상황=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재검표는 저녁 늦게까지 진행됐다.
당초 오후 7시쯤이면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전국 각 지역에서 투표함 봉인상태 등 허술한 투표지 관리에 대한 한나라당측 항의가 이어져 재검표 진행이 더뎠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재검표 결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48표,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백77표가 줄어들었다.
판정보류표는 1백94표였다.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재검표 결과에 대한 평가는 좀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같은 수작업 재검표 결과는 80개 선거구당 오류가 채 3표도 안되는 것으로,개표상 오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당락에는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검표가 이뤄진 개표구는 서울 17개,경기 17개,충남 8개,충북 7개,인천 5개,대전 4개,강원 4개,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각 2개소다.
재검표는 후보자별로 1백장씩 구분돼 있는 묶음에서 다른 후보자의 표가 발견될 경우 분리하고 유·무효나 득표자를 가리기 어려운 투표지는 판정보류표로 분류해 대법원에 보내 최종판단을 받는 절차로 진행됐다.
◆정치권 분위기=한나라당은 이날 실시된 대선 재검표 결과 '당락불변'으로 나타나자 여론추이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서청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정사상 처음 대선 결과에 대한 재검표가 실시됐다"며 "이번에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검표 요구가 한나라당에 대한 '역풍'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한나라당은 당사 4층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재개표 결과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당 지도부는 재검표장에 파견된 사무처 요원들에게 재검표 결과를 즉각 보고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재검표가 혼란과 낭비만 초래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나라당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상수 사무총장은 간부회의에서 "재검표가 너무 황당한 주장이라 정식 대응하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은 그동안의 혼란을 야기한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재검표는 21세기 한복판에서 연출된 코미디의 압권이었다"며 "이회창 전 후보가 깨끗하게 승복했음에도 재검표 운운하며 선거무효소송을 낸 것은 두번의 패배를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종호·김동욱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