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인터넷 대란' 발생 사흘째를 맞은 27일 증권전산망이 한때 마비되는 등 부분적인 불안 양상이 이어졌다. 정보통신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SQL 서버 국내 도입분 5만2천대중 3만대 가량이 아직 보안 패치를 내려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한시라도 빨리 패치를 설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통부 김창곤 정보화기획실장은 ?평소 초당 2만6천∼2만9천콜(오후1∼2시 기준)인 KT의 트래픽이 27일엔 6만콜을 유지하는 등 아직까지 웜 바이러스가 활동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KT의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서버를 10대 추가 설치해 처리용량을 8만5천콜로 늘린 까닭에 아직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KT를 제외한 다른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의 트래픽은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MS의 SQL 서버는 지난 98년 이후 국내에 5만2천대 정도가 팔렸으며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팩2를 다운로드한 건수는 5만3천여건으로 정통부는 집계했다. 하지만 불법 복제 제품이 정품 판매량의 배 이상인 것으로 보안업계는 추정했다. ○…27일 은행들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대체로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각 은행들은 결제일이 몰린 월말인데다 주말에 밀린 거래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월요일이어서 인터넷뱅킹 업무에 혼란이 발생할 것을 걱정했으나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이버 증권거래도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삼성 등 일부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이용자들은 접속 지연 등으로 주식 매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정통부 조사결과 MS의 SQL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금융기관은 10개 은행, 19개 증권사로 주말에 걸쳐 모두 보안패치 작업을 완료했다. LG이숍 인터파크 옥션 등 인터넷 쇼핑몰들도 정상을 회복했다. 삼성몰이나 CJ몰 롯데닷컴 한솔CSN 등은 오라클 서버를 사용한 까닭에 피해가 없었다. ○…MS와 정보통신부의 홈페이지는 사용자 폭주로 한때 접속 장애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MS 사이트의 경우 보안패치를 다운로드받으려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평소보다 트래픽이 40∼50%가량 늘었으며 다운로드를 받는데 무려 10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엔 이번 인터넷 대란의 원인이 불법 복제 SQL 서버에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MS에 따르면 MS SQL2000 서버의 정품 판매량은 2만3천대로 4천3백여개 사이트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실제 운영되고 있는 MS SQL서버는 이의 4∼5배인 10만대 내외로 추정된다. 네트워크 전문가들은 "불법복제판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불법복제가 발각되면 손해배상을 해 줘야 하는 것이 두려워 자체 해결을 시도하다 보니 웜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불법복제판도 보안패치를 내려받을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