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7일 비무장지대(DMZ) 관리구역내 군사분계선(MDL) 통행 협상을 전격 타결지어 2000년 9월 1차회담 이후 중단된 남북국방장관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북은 지난해 10월 판문점 군사실무회담에서 11월 북측 지역에서 2차 국방장관을 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세부적인 절차와 의제 등을 논의, 상당히 의견을 접근시켰으나 당시 다시 불거진 북한 핵문제와 상호검증요원 명단 통보절차를 둘러싼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의 첨예한 갈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전화통지문에서 "행정상의 이유로 현 시점에서는 회담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통보한 뒤 아직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북 양측이 27일 MDL 통행 합의서를 타결지음으로써 남북 군 당국간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를 위한 2차 국방장관회담이 다음달 차기 정권이 출범한 이후 성사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북핵 문제와 지뢰제거 중단 등의 악재가 겹쳐 2차회담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이제는 교류협력의 원초적인 걸림돌이 해소돼 2차회담을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북핵 문제로 그동안 북-미 관계가 냉각됐으나 최근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져 남북 군의 최고 당국자간 회담 재개 문제도 이런 분위기와맞물려 활발히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앞으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동해선 임시도로를 통한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되고 경의선 임시도로를 통해 개성공단 건설이 시작되는 등 민간 부문의교류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이를 뒷받침하는 선결요건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군 당국간 접촉도 자연스럽게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북핵 문제와 남북 경협을 병행 추진한다는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방침이 확고하고 북측도 이른바 '민족 공조'를 강조하는 등 교류 협력의 본격화를 위한남북 정부 당국간 의지가 높은 점도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