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이 9주째 접어든 27일 원유생산이 늘어나고 학교와 식당, 상가들이 곧 문을 열 것으로 전해지는 등 파업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카라카스 증권거래소가 작년 12월 파업시작 이후 처음으로 거래를 재개하는 등 빠르게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날 하루 원유생산량이 100만배럴을 넘어섰다고 밝힌 데 이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의 파업 참가 지도부도 전체 산유량이 하루 96만6천배럴에 달한다고 시인, 석유부문의 정상화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파업이전의 3분의1 수준이나, 파업기간의 최저 생산량 하루 20만배럴보다는 5배 가까이 많은 물량이다. 베네수엘라 상공회의소(CCC)와 백화점연합회(CTD),면세점협회(DVF)대표들도 공동성명에서 "제한적이나마 영업을 재개, 반 차베스 투쟁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총파업기간 영업이 완전히 마비된 중소상점들도 "하루에 3∼4시간 또는 일주일에 2∼3일간의 제한적인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상점들은 대개 오는 30일 이후에 문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입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백화점이 가장 먼저 영업에 나서고, 패스트푸드 전문점과 면세점들도 잇따라 문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날도 모레노 상공회의소장은 "백화점 등의 영업재개 방침은 정상적인 상업활동의 재개는 물론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백화점 매장을 반 차베스 투쟁장소로 활용, 차베스 퇴진과 조기대선을 이끌어내는 서명활동 전개 등 반차베스 세력의 다양한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훌리오 브라손 무역협회장도 대형상점들의 부분적인 영업재개와 새로운 차원의 반차베스 투쟁방식에 대해 환영을 표시하고 "이번 조치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점주들에게 산소와 같은 신선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민주절차를 최대한 활용한 반차베스 운동을 한층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또 "총파업은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대선 일정이 발표될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거리투쟁 등 반정부 시위를 통해 반차베스 세력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킨 것은 이번 총파업이 거둔 중요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또 911개 사립학교를 대표하는 전국사립교육협회는 이번주 전체회의를 갖고 다음달 3일자로 학교 문을 열지에 대해 결정한다. 당초 학교 수업은 지난 7일 시작될 예정이었다. 이날 수도 카라카스의 주식시장에서도 작년 12월 2일 시작된 파업사태 이후 처음으로 거래가 재개됐다. 주가는 지난해 11월 29일 마지막 거래일과 비교해 10.42% 올랐다. 그러나 야권의 파업열기가 줄어들 경우 차베스 대통령이 미주기구(OAS) 중재로 진행되는 야권과의 협상에서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과의 핵심 논의사항은 조기 대선실시 여부다. 야권은 지난주 대법원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비공식 국민투표를 기술적 문제를 들어 무기한 연기시키자 대선이 조기 실시될 수 있도록 차베스 대통령의 임기단축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차베스의 6년 임기를 4년으로 줄이기 위한 헌법개정을 위해서는 전체 유권자 1천200만명 가운데 15%에 달하는 국민의 청원 서명이 필요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