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문열(55)씨가 새 소설 「호모 엑세쿠탄스」를 24일부터 인터넷 소설 사이트 이노블타운(www.enoveltown.com)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호모 엑세쿠탄스'(homo executans)란 '처형자로서의 인간' 또는 '집행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라틴어. 신작에서는 신성(神聖) 혹은 초월자의 처형을 맡은 집단이나 족속을 가리킨다. 신작은 신이 인간의 징벌자나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신의 징벌자요 가해자라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언제부터인가 초월적인 존재들을 처형해왔다. 악과 어둠 쪽에 선 것들은 악마, 마녀, 마귀 따위의 이름을 붙여 공공연히 처벌했고, 선과 빛 쪽인 존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흔히 신이라고 높여 부르는 이와 그의 존재양식인 초월성까지도 겉으로는 요란하게 경배하는 척하지만 우리 중에 누군가는 그를 처형하는 악역을 맡게 되어 있다. 빌라도나 로마 병사의 모습을 하든, 바리새인과 열심당원의 탈을 쓰든" 이씨는 신을 처형하는 호모 엑세쿠탄스의 전사(戰士)로 이 땅의 평범한 생활인을 선택했다. "신들은 고통과 번민의 땅에 태어나고, 그런 점에서 이 땅은 신들이 태어나기 좋은 곳이다. 또한 그 신들을 처형하기 위해 호모 엑세쿠탄스들이 집중적으로 파견돼야 할 곳이며, 처형의 에너지가 가장 격렬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새 작품은 인간존재의 본질과 초월성을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전작 「사람의 아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를 확대, 심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씨는 하지만 "주제가 엄청나고 설명해야 할 세계와 시간이 가정과 추론에 지나치게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형상화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고, 두려움이고, 의문"이라고 말했다. 새 소설은 1주일 간격으로 연재되며, 매회 원고지 50장 분량이 실린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