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하루만에 600선을 탈환했다. 한없이 추락하던 시장에 모처럼 밝은 기운이 돌았다. 하지만 이날 상승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하락추세가 지속되는 과정속의 단기반등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전저점인 580위에서 지수가 반등,적어도 하락세는 끝났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다시 말해 "이젠 사야한다"라는 주장과 "아직은 아니다"라는 관점이 팽팽히 대치하고 있는 것. 주식을 살 때라고 주장하는 측은 시장에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고 강조한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은 개전(開戰)의 시기만 남겨놓고 있어 더이상 대형 악재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따라서 주가가 충분히 떨어진 지금이 주식을 저점에서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기상조론을 펴는 측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반등장세가 나타나도 반짝상승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매수적기론 최근 이머징마켓의 채권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전쟁리스크 등으로 안전자산으로 몰리던 돈이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다는 것.이는 주가가 크게 떨어진데 대한 반사작용이라는 주장이다. 발빠른 스마트머니가 움직이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한다. 또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도 과장된 측면이 강하다고 매수적기론자들은 지적한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최근의 주가하락은 전쟁 개시시점이 불확실한데 따른 양떼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며 "현 지수대라면 과감하게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배당락 등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에 대해선 적극적인 매수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주가 펀더멘털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점도 단기상승을 가능케 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일시적으로 30만원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하루만에 복원된데서 알 수 있듯이 대형주들이 주식가치에 비해 크게 하락해 있는 상태라는 것.SK텔레콤 국민은행 등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지수반등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기상조론 아직 살때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이는 측에선 절대거래규모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등 시장체력이 탈진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쟁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세계증시의 하락 동조화가 나타나는 것도 불안요소로 꼽고 있다. 이에따라 580이라는 저점에 대한 신뢰도가 지극히 낮다고 강조한다. 시장의 방향이 잡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식을 살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위원은 "2백56DDR D램 값이 4달러 초반까지 떨어져 삼성전자의 주가 복원력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선도주가 약하다는 점에서 지수반등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이후 주식시장의 하락국면에서 큰폭의 지수 반등이 나타났던 때는 직전 저점이 붕괴되며 투자심리가 극도로 움츠러들고 난 뒤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직 반등의 조짐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