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28일 회장단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 선임문제를 본격 논의했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회장단 회의를 마친 뒤 "여러 회장들이 해외에 나가 계시지만 설 연휴가 지나면 들어올 것"이라며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2월5일께 차기회장으로 추대될 인사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 부회장은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구체적인 인물이 거론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 "오는 2월7일로 예정된 정기총회 직전에 회장단의 총의가 수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최근 주요 그룹 총수들의 뜻을 모아 SK 손길승 회장에게 차기 회장을 맡아 달라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오너 회장은 아니지만 경륜과 능력 면에서 충분히 재계를 대표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SK관계자는 이와 관련,"손 회장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에 전념하면서 2005년까지 생존전략을 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전경련 회장은 그룹 오너가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또 "전경련 회장단으로 활동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든 (차기 회장)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해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고사의 뜻을 밝힌 삼성 이건희 회장,LG 구본무 회장,현대·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 등도 모두 추대 대상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 회장 역시 한결같이 "그룹 고유업무에 전념하겠다"며 차기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전경련은 주요 회장들이 설 연휴 이후에 귀국하지 않더라도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데는 큰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손 부회장은 "과거에도 고 김용완 회장께서 한달 이상 고사했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였다"며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인사가 정기총회에 참석지 않더라도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차기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삼성 이 회장,LG 구 회장,현대·기아차 정 회장,SK 손 회장 등이 모두 불참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